제주섬, 아열대 기후 진입…환경·생태 급변
제주섬, 아열대 기후 진입…환경·생태 급변
  • 현봉철 기자
  • 승인 2017.09.2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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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역습’ 기후변화 1) 지구온난화 따른 이상기후
<그래픽=이현충 기자 lhc@jejuilbo.net>

[제주일보=현봉철 기자] 기후변화, 온실가스 감축, 파리기후변화협정 등 최근 전 세계에서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는 단어들이다. 먼 일처럼 느껴졌던 기후변화는 어느 새 피부로 실감할 정도로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 기후화할 것’이라는 학계 보고서가 나온 지는 이미 오래 전이다. 특히 이미 아열대 기후대에 접어든 제주도는 기후변화의 가장 최전선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제주일보는 기상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 농업·수산업·보건 분야 등의 변화, 생활패턴 변화 등을 살펴보고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기획을 연재한다.[편집자 주]

올 여름 폭염과 열대야가 극심했던 제주도의 평균최고기온은 26.3도로 역대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제주도의 폭염일수는 14일, 열대야일수는 47.5일로 폭염이 17일, 열대야가 52.5일 발생한 2013년에 이어 2번째로 많았다.

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해 찌는 듯한 더위가 이어지고, 에어컨 없는 생활이 힘들 정도로 폭염은 거세다. 갑작스레 쏟아지는 국지성 집중호우 역시 규모와 빈도가 점점 커지고 잦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이 지구온난화라고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기상청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015년 유엔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의 제5차 기후변화 종합보고서를 바탕으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14’를 발간했다.

지구 전체를 범위를 한 IPCC 보고서와 별도로 한국판 보고서를 발간한 이유는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한반도에 초점을 맞춘 상세한 기후변화 평가와 전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상청은 지난해 11월 전국 17개 시·도의 주요 지역별 기후변화 상세보고서를 펴내 미래 기후변화 경향을 살펴보고, 이를 기초지자체 단위의 적응대책 수립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 중 온실가스 배출이 현재 추세대로 유지했을 경우(RCP8.5)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연평균 기온은 2000년 대비 2040년에는 2.1도, 2090년에는 5.3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이미 2010년대부터 아열대기후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지리학자인 글렌 트레와다는 평균기온 10도가 넘는 달이 1년 중 8개월을 넘으면 아열대 기후로 정의한다. 제주도는 이미 11월 평균기온이 10도를 넘어 아열대로 분류되는 ‘8개월’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2071~2100년 제주도의 강수량 증가율은 우리나라 평균인 18.5%보다 갑절 가까운 34.9%로 예측됐는데 제주시는 24.1%, 서귀포시는 47.2%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온과 강수량 변화, 해수면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제주와 한반도에는 집중호우와 가뭄 등 극한 기상현상이 늘어 홍수 및 태풍, 폭설로 인한 피해가 증가할 전망이다.

또 폭염 사망자와 알레르기 질환자 증가, 아열대 작물 재배 증가 등 농업 변화, 아열대성 산림병해충 확산 등의 피해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됐다.

제주도 지역은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철은 길어지고, 겨울철은 짧아지는 경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 가운데 20세기 중반(2041~2070년)에는 겨울이 없어지고, 여름은 약 5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최고온도가 31.2도 이상이면 최고온도가 1도 높아질 때마다 열사병·열탈진 등의 온열 손상환자수는 69.1% 증가하고, 3월 최저기온이 1도 높아지면 꽃가루 환자는 14%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도의 곤충 및 설치류(쥐)에 의한 전염병에 대한 취약성(제주시 0.450, 서귀포시 0.406)과 수인성 매개질환에 대한 취약성(제주시 0.326, 서귀포시 0.258)은 전국 평균(0.324, 0.239)보다 높아 기온 상승으로 인한 위험성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도 주변 해역의 수온상승 및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해양생태계의 변화가 일어나 어업에 큰 영향을 미쳐 어종, 어획량, 수확시기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현봉철 기자  hbc@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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