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운행체계 개편, 이젠 ‘내실’ 다져야
버스운행체계 개편, 이젠 ‘내실’ 다져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9.2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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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지난달 26일은 제주교통역사에 기록될 날이다. 지난 30년간 이어져 온 버스 운행시스템이 전면 개편된 날이다. 이날을 계기로 제주에선 급행버스가 생겨났고, 관광지를 순환하는 버스노선이 생겼다. 이와 함게 모든 버스에 공공 와이파이가 설치 돼 이용객들의 편의를 도모했다. 종전 제주시와 서귀포 시내에서만 운행됐던 시내버스가 사실상 도 전역으로 운행노선을 넓혔다.

그 결과 버스 이용객이 하루 평균 1만명 늘었다. 지난달26일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이달 12일까지 18일간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버스 이용객은 총 287만70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증가했다. 하루 평균 14만8700명이 버스를 탄 것으로, 지난해보다 하루 1만명가량 늘었다. 버스요금 인하 등의 영향으로 노인과 청소년층 등의 이용이 두드러지게 늘었다.

버스 이용객의 증가와 함께 민원 또한 꾸준하게 늘고 있다. 버스운행체계 개편 이후 제주도 상황실과 120콜센터에는 2만1457건의 전화 상담이 접수됐다. 사실 버스 운행체계가 전면 개편되면서 초기 이용객들의 불편과 이에 따른 민원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그런데 이처럼 민원이 지속적이고 또 반복적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제주도는 그동안 기회가 생길 때 마다 민원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도 민원이 이처럼 반복된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버스 운영체계개편과 함께 시행됐어야 할 제주시 도심 버스중앙차로제와 전용차로제는 여전히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은 채 되레 민원을 양산시키고 있다. 제주도는 지하에 매설됐던 시설물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중앙차로제 시행이 늦어졌다고 하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을 사람은 몇 안 된다. 지하 수십미터도 아닌 1~2m 아래 시설물을 파악하지 못했다면 그 자체가 난센스이고 행정의 무능함을 스스로 내보인 것이다.

그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도청 기자실을 찾은 자리에서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다음 세대를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당장 고칠 수 있는 대응조치는 이달 말로 중간 마무리한 뒤 12월 말까지 3개월간 추가 조정을 통해 도민 불편 해소에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원 지사의 표현이 아니더라도 버스운행체계 개편으로 상징되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언젠가는 제주가 반드시 해야 할 과제였다. 단지 그 시기가 지금인 것뿐이다.

역대 제주도정은 기회 있을 때 마다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약속했지만, 실천을 못했다. 그만큼 이 정책이 불특정 다수의 민원을 초래하고, 그게 자칫하면 ‘욕먹는 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최대한 이 사업이 도민들 생활 속에 파고들어 그 실질적 혜택을 실감하게 만들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정책이라도 내실이 따르지 않으면 빛이 바랠 수밖에 없는 게 세상의 이치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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