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추석 연휴의 뜻을 살리려면
열흘 추석 연휴의 뜻을 살리려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9.25 18: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 올 추석 연휴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10일간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미리부터 약속한 사안이다. 이렇게 시작되는 10월 연휴는 보기 드문 황금 연휴가 됐다.

10월 1일 국군의 날, 3일 개천절에 이어 9일 한글날 등이 앞뒤로 이어져 2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자 7일 연휴가 10일 연휴로 길어진 것이다. 이 같은 일은 매해 되풀이 되지 않는다. 앞으로 8년 후 2025년 추석 때나 다시 가능할 것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이 긴 연휴를 어떻게 활용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무려 열흘이나 노는 날이니 좀 더 오래 고향을 찾을 수 있고, 국내·외 여행도 즐길 수 있다. 직장인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조금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너도나도 해외여행, 국내 여행을 떠나자고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얇은 ‘유리지갑’을 가진 직장인들은 다가오는 열흘 연휴가 달갑지만은 않다. 명절 차례상 비용과 추석 선물, 가족 여행 등의 비용이 예상을 훨씬 초과해 다음 달에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기 때문이다. 더 나쁜 경우도 있다. ‘유리지갑’마저 없는 돈 없는 가장들이다. 이 긴 연휴 동안 차라리 한라산 산중으로 숨어버리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10월 2일 연휴 지정은 실(失)보다 득(得)이 많다고 본다. 물론 중소 제조업체들은 긴 연휴로 인해 조업일수 감소로 생산이 차질을 빚고 그만큼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해외여행을 부추겨 관광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뜩이나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27%나 감소한 1256만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관광수지 적자는 15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연휴를 늘린 것이 내수 활성화에도 도움이 안 되고 해외 소비만 부추기는 꼴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번 열흘 추석 연휴는 제주도에 국내 관광객을 늘려 경기 진작에 도움을 줄 것이 분명하다. 연휴 중간에 낀 하루 동안 일을 한다고 해서 능률도 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공휴일로 지정해 국민들이 마음껏 즐기고 재충전할 시간을 주는 게 맞다.

문제는 해외여행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다. 국민들이 해외 여행보다 국내 여행을 많이 하게 해야 한다. 관련 부처와 기관에서도 국민들이 교통, 숙박시설 등을 더 싸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점검하고 특산물과 볼거리 등 관광 콘텐츠 발굴에 힘쓰는 정책적 뒷받침을 서두르기 바란다.

무엇보다 정부가 임시 공휴일 지정의 의미를 살리고 내수를 진작시키고자 한다면 기업들의 기를 살려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어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