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예술품 소각장 이야기
도심 속 예술품 소각장 이야기
  • 제주일보
  • 승인 2017.09.2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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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실 제주시장

[제주일보] 가을비 내리는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스산한 겨울 초입 같은 가을의 정서를 만끽하는 체험을 했다. 널찍한 거리는 자동차 도로와 자전거 도로가 분리돼 각각의 기능을 담당함으로써 안전성 있는 사람중심의 도시를 엿볼 수 있다. 기초가 튼튼함을 실감하게 하는 모습이 나의 눈을 통해 스케치되었다.

여기에 천년을 넘어서는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즐비한 번화가의 슈테판 대성당과 ‘국립 오페라 하우스’에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숨 쉬고 있었다. 모차르트가 남긴 천재적 음악 유산은 나라 전체를 음악이 살아 숨 쉬는 도시로 브랜드화 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 개발로 5만 달러 경제성장의 밑거름을 형성하고 있다.

유럽의 인문학적 사고에 근거한 삶의 문화는 격조 있는 도시 공공 디자인에서 정체성을 구구절절 느껴볼 수가 있었다.

훈데르트 바서는 화가이면서 건축가다. 그는 공공시민 아파트를 자연과 예술, 그리고 현재 사람들이 공존하는 건축물로 탄생시켰다. 스페인의 안토니 가우디란 건축가가 지금 바르셀로나를 먹여 살리는 가우디 대성당을 설계해 시간이 갈수록 가치를 높이면서 문화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는 것처럼 그는 이 비엔나 도심 곳곳에 발자취를 남기며 숨 쉬고 있다.

다음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쓰레기 소각장 이야기다.

빈은 소각장 시설을 번화가 중심지에 시설했다. 1971년 초에 시설하려고 시정부에서 구상안을 발표하자 시민 반발이 극치를 달렸다고 한다. 그러나 1년이 넘는 지루한 토론 끝에 설치되었고 일반 쓰레기를 소각하기 시작했다. 악취와 다양한 생활문제가 발생 안할 수가 없었다. 시민들은 꾸준히 외곽지 이설을 주장했고 이런 주장에 시정부는 새로운 기술과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겠다는 약속을 하고 설득을 했다. 지금의 모습은 교통부 건물과 시민들의 일상을 맞는 거리 중심에 훈데르트 바서 작품으로 우뚝 솟은 도심 속 조각 건축물이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쓰레기에서 나오는 열병합 발전 결과물은 시민들의 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하루 250t을 소각하면서도 단 한 순간도 악취를 느낄 수 없다. 아이들의 환경교육 현장이면서 도심 관광상품으로 각광을 받는 명소로 탈바꿈한 것이다.

거대한 폐광 같은 동굴 반공호로 사용됐던 공간을 이용해 도심 주차공간을 마련한 사례도 유익한 도심마을 만들기 성공사례인 듯하다.

주차공간이 없어 숨이 막히는 현실 속에서 버려졌던 반공호를 개조해 지하 주차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잘츠부르크 도시의 창의적인 발상도 꼭 새겨두어야 하는 대목이라 생각한다.

우리 시와 우호협력도시를 맺고 있는 로렐라이시 시민들이 정성껏 마련한 ‘2017 라인강 불꽃 축제’에 특별초청 되어 라인강의 불꽃을 만끽했다. 2009년에 설치된 두 기의 돌하르방이 도심 가운데서 반가운 듯 나를 반겨주었고, 베르너 그로스 시장을 중심으로 모든 직원들이 환대해 주었다. 제주시와 로렐라이시의 균형 있는 우호협력관계가 지속되길 소망한다.

유럽 연합에서 환경문제의 한 분야인 소각장과 재활용품 분리현장에서 나의 생각을 담아봤다. 변화는 불편을 감내하는 성숙함이 있을 때 더 향기로운 것이 아닌가….

제주일보 기자  isuna@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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