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출하 앞두고 제주감협 '집안싸움'
감귤 출하 앞두고 제주감협 '집안싸움'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7.09.2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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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고권봉 기자] 2017년산 노지감귤 출하를 앞두고 제주 감귤 농가의 구심체인 제주감귤농업협동조합이 ‘내부 분열’이라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제주감협 창립 57주년 기념 명품감귤 생산‧출하 결의대회는 지난 21일 오전 10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원희룡 도지사 등 도내 주요 기관 단체장은 물론 도내 감귤 재배 농가가 참석하는 등 대규모로 계획됐었다.

‘잔칫날’ 행사는 청정농산물의 위상을 지키자는 구호아래 ‘명품감귤 생산‧출하 결의대회’ 결의문 채택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행사는 개최 이틀을 앞둔 지난 19일 돌연 연기됐다.

그 사정에 대해 취재를 해보니 스스로 잔칫상을 엎은 ‘내부 갈등 문제’가 드러났다. 갈등의 요지는 ‘내년부터 물 세척 없이 감귤을 출하하자’는 자정결의.

그동안 김용호 조합장은 감귤 출하시에 물 세척을 금지해 유통 중 부패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반대측은 ‘농약 검출 달걀 파동’ 사태 등으로 안전먹거리의 제공을 위한 ‘물 세척 유지’를 주장해 왔다.

결국 제주감협 이사회가 지난 19일 오전 경찰서를 찾고 행사 당일 행사장 앞에서 ‘조합장의 독단적인 감귤 선과 물 세척 금지’ 등 문제제기를 위한 집회신청을 했다.

제주감협은 같은 날 오후 부랴부랴 ‘내부사정으로 잠정 연기한다’는 안내문을 발송하며 ‘내부분열’을 드러내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지난 22일 감협 임원 일동 명의로 ▲이사회 동의 없는 중문농협 신시가지 점포 개소 및 방송프로그램 출연 1억원 지출 ▲내년부터 물 세척 없는 감귤 출하 방침 문제 ▲김용호 조합장 퇴진 요구 등이 담긴 성명서가 발표, 심상치 않은 갈등은 수면으로 나왔다.

제주감협은 감귤농가가 조합원인 생산자 단체로 임직원은 이들의 위임을 받고 성실하게 운영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번 갈등 사태가 감귤 가격 제값받기에 피땀을 흘린 농가에 손해를 끼쳐선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길.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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