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품 감귤유통 초장부터 뿌리 뽑아야
비상품 감귤유통 초장부터 뿌리 뽑아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9.2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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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열흘 뒤인 다음 달 1일부터 노지감귤 시장 출하가 시작되면서 감귤농가 뿐만 아니라 생산자 단체인 농·감협, 그리고 지방정부까지 초비상이다. 제주산 노지감귤 가격은 해마다 극조생 감귤 출하 시기를 전후해 요동친다. 일반 조생 감귤보다 한 달 정도 앞서 출하되는 극조생 감귤은 일반 조생온주감귤에 비해 품질이 높다고 평가받기 어렵다. 수확 시기를 앞당긴다는 것은 그만큼 품질 관리에 어려움이 따르고 당도 등 상품성 확보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극조생 감귤 출하 시기에 형성되는 시세는 그해 전반적인 감귤 시세를 예측하는 가늠쇠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제주도를 비롯해 제주시, 서귀포시 등은 시장가격 형성에 절대적으로 악영향을 끼치는 비상품 감귤 유통행위 단속에 착수했다. 이달 중순에는 제주시 조천읍의 한 농가가 추석 대목을 노려 미숙감귤을 수확하는 현장이 제주시 단속반에 적발됐다. 제주자치경찰단 또한 지난 20일 인터넷으로 비상품 감귤을 판매한 업체를 적발했다. 제주시와 자치경찰은 다음 달 초까지를 비상품 감귤 유통 근절 대책 기간으로 정해 극조생 감귤재배 농장과 선과장에 대한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단속에도 불구하고 걱정은 여전하다. 그제 서귀포시가 주최한 ‘감귤 제값받기 상인단체 및 감귤 유통인과의 첫 간담회’에서 참가자들은 다음 달 1일 노지감귤 출하에 맞춰 일부 상인들이 규칙을 지키지 않고 비상품 출하를 기획하고 있다면서 행정이 보다 강력한 단속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상순 서귀포시장은 감귤 제값받기를 위해 더욱 강력한 단속을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며 감귤 유통의 절반을 차지하는 상인단체와 감귤 유통인들 또한 스스로 비상품 유통행위 근절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 9월 제주도감귤관측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올해산 노지감귤 생산량은 44만t 내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노지감귤 관측조사를 실시한 이후 가장 적은 생산 예상량이다. 이 뜻은 결국 올해산 감귤 가격은 좋은 시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긍정의 신호인 셈이다. 수요보다 많은 물량이 시장에 나올 경우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농산물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특히 감귤은 생산량이 가격 형성에 직결된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과제는 출하 초기 ‘좋은 시세’를 어떻게 이끌어내느냐 하는 것이다. 결론은 달리 있을 수 없다. 고품질 감귤을 출하하는 것뿐이다. 이에는 농가의 자율적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 나아가 비상품 감귤 단속관청인 제주도와 서귀포시, 제주시, 자치경찰까지 나서 산지에서부터 비상품 감귤의 출하를 철저하게 차단해야 한다. ‘감귤 제값 받기’는 모든 농가의 희망사항이고 기대다. 그렇다면 농가와 생산자 단체인 농협, 그리고 지방정부가 진심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 유일한 최선의 대책은 시장에 비상품 감귤이 나오지 못하도록 막는 것뿐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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