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다룬 첫 영어 논문 서적 '한라산 대학살'
제주4·3 다룬 첫 영어 논문 서적 '한라산 대학살'
  • 김태형 기자
  • 승인 2017.09.2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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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준 고려대 교수, 3년 전 美 코넬대학서 발간...70주년 맞은 4.3 세계화 한 몫 기대

[제주일보=김태형 기자] ‘한라산 대학살(Massacres at Mt. Halla)’

내년 70주년을 맞는 ‘제주4·3’의 세계화가 주요 화두로 부각되는 가운데 영문으로 4·3사건을 다룬 최초의 논문 책자가 뒤늦게 재조명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2014년 미국 뉴욕주의 코넬대학에서 발간된 책자는 ‘한라산 대학살-남한에서의 60년간의 진실 추적’이라는 제목으로 당시 호주 그리피스대학에 재직 중인 김헌준 교수(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썼다.

‘한라산 대학살’은 4·3사건과 진상 규명 운동 등을 다룬 최초의 영어 논문 서적으로 미국에서 발간됐다는 점과 국가폭력에 의한 인권 침해 사례로 분석한 학술 연구학적 측면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교수는 책자에서 “제주 4·3사건 당시 진압작전은 대대적인 체포와 구금, 강제이주, 고문, 무차별적인 살인 및 대규모 민간인 학살을 포함한 극도한 잔혹한 것”이며 “사건이라는 단어 사용은 대규모 학살과 다른 인권 관련 범죄를 포함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왜 제주 4·3사건 과정에서 3만명의 섬 주민의 대학살이 일어났으며, 이런 사실이 1987년 민주적 정권 이양이 이뤄질 때까지 비밀로 유지됐는지, 2000년 정부의 4·3진상위원회 설립이 한국사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라는 의문점을 던지며 70년에 이르는 시간에도 ‘아직도 끝나지 않은 4·3’의 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자에 대해 글로벌 제주상공인 리더십포럼 참석 차 고향을 찾은 이한진 뉴욕제주도민회 회장은 “제주4·3을 직접 겪은 당사자로서 내년 70주년을 앞둬 코넬대학에서 발간된 첫 영문 논문 책자는 연구할 가치가 높다고 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4·3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민관 합동으로 관련 학술 연구와 유해 발굴 등 미완의 역사를 완성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우선돼야 하며, 영문 번역 자료 활성화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김태형 기자  sumbad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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