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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사라는 가고 없다강순희 수필가
제주일보 | 승인 2017.09.12

[제주일보] 마광수 교수는 이제 세상에 없다. 세간에서는 막상 가버리니 앞다퉈가며 비통하다며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자살을 두고 사회적 타살을 시켰다고 야단법석이다. 애도의 목소리 중에는 시대를 앞서간 고인의 문학세계를 인정해주지 않은 세상에 대한 분노감을 표출한 이도 있다. 어느 기사에서는 한국의 천재 작가 1호를 잃었다고도 했다.

영혼이 자유로워 ‘장미여관’을 글로 들고남을 수치스럽다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았던 마 작가다. 작가는 작품으로만 말할 뿐이라 했으니 비록 생을 다하지 못하고 가는 결단을 내린 게 서운하지만 그가 아끼던 작품들은 남아있다. 유작이 탄생될 거라는 뉴스도 여운으로 위안을 준다.

‘가자 장미여관으로’와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가 베스트셀러였는데 ‘즐거운 사라’는 마 교수의 인생길을 수렁에 빠트렸다. 소설 속 사라는 한 세상을 살아가려고 바둥거리던 마 작가의 몸과 영혼을 묶어 감옥에 가두어 놓아야 할 만큼 사회악이었을까.

그는 자신의 몸과 정신, 교수들로부터 핍박까지 견디며 스스럼없이 성의 자유를 외쳤다. 자유를 주면 자율이 생긴다는 이치처럼 성의 쇠사슬을 풀어 자유를 주면 개인적으로는 자신을 지키고 관리해야 할 책임성을 쥐어주는 열쇠와 자물쇠의 관계는 아닐까.

미술계에서도 여성이나 남성의 나체를 미술의 소재로 삼는 일이 비일비재하므로 우리는 어디서든 감상할 기회를 갖는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사랑의 신 에로스도 아름다운 처녀와 소년의 모습으로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노골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얼마 전 인도 여행에서 카주라호 에로틱 사원에 본 조각상들의 성애의 모습은 모든 걸 다 드러내어 표현했기에 기억에 또렷하다. 그렇게 노골적이었다. 탑 전체를 힌두의 신들이 남녀가 서로 얽혀 애욕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조각상이었다.

인도는 금욕주의자인 간디의 나라가 아닌가. 성행위를 예술 조각으로 승화시켜 사원에 탑으로 켜켜이 쌓아놓은 인디라 간디 조상의 의도는 나라 전체에 성문란을 초래하기 위함이었을까. 현대에 와서는 인간 본성의 쾌락과 정신적인 행복의 표본으로 카주라호 성애의 사원을 에로틱 문화유산의 최고 진수로 꼽는다고 한다.

마 작가가 픽션으로 쓴 성적 표현과 그림과 조각으로 직접 내보이는 성애의 장면이 다른 게 무얼까 새삼 생각하게 한다. 어차피 소설은 작자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창조한 가공적인 이야기가 아닌가.

마광수 작가는 성이란 신이 인간에게 내린 축복 중의 축복이요, 인간이 마땅히 쾌락으로 누릴 자유를 갖고 있는 행복 추구의 한 행태라고 늘 역설했다. 남녀 간의 섹스, 설혹 부부 사이가 아닐지라도 그 개인의 인권 문제라고 하지 않았는가. 남녀 사이 성애의 표현을 죄의식과 연결시켜 생각하는 사고방식은 모순이라고 하면서 굽힘 없었던 천재 작가는 이제 가버리고 없다.

마 작가시여. 세상에 버림받아 떠난다고 하지 말아주시길. 어차피 인생이란 혼자 왔다 혼자 가야 하는 것. 부디 영혼이 자유로운 곳에서 행복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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