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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안전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강은숙 서울가정법원 상담위원 / 숙명여대.가천대 외래교수
제주일보 | 승인 2017.09.05

[제주일보] 2016년 법원의 판사, 가사조사관, 소아정신과 전문의들이 아동권익 보호 문제를 중심으로 정기적인 세미나를 해오다가 변호사, 교수, 아동상담가 등 다양안 직역 전문가들의 참여가 확산되면서 2017년 7월에 아동권익 보호학회를 창립했다.

이 학회는 국가와 사회에 아동이 관련된 모든 사안에 있어 ‘아동의 최상의 이익과 복지(Best interest&Welafe of Child)’가 최우선적 기준이 되어야 하고 아동의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옹호 되어야 됨을 천명하여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이론적·실천적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일환 중 하나로 학회의 창립기념 심포지엄을 9월에 개최하는데 주제는 ‘이혼과 아동보호’이다.

필자도 심포지엄의 토론자로 참여를 한다. 부모의 이혼 과정 중 부모 갈등이 심하여 면접교섭 과정에서 탈취 등의 사건이 일어났을 경우 자녀들이 어떤 입장에 처하게 되는지에 대해 그동안 법원상담을 통해 경험했던 것들을 다룰 예정이다.

영아(대략 3세 이하)는 주된 양육자와 떨어지면 심한 불안감을 느낀다. 그런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한쪽 부모가 무조건 집으로 쳐들어가서 소리 지르고 몸싸움 끝에 아이를 데리고 오거나, 이때 경찰까지 출동하면 아이는 낯선 사람·환경에서 예기치 않은 자극을 받게 되어 높은 각성 상태가 되기 때문에 예민한 수준을 넘어 매사 불안이 높은 아이로 자라게 된다.

유아(대략 4세에서 7세 무렵)와 초등 저학년 아동의 경우 어린이집·유치원·학교에서 한쪽 부모가 일방적으로 아이를 데리고 가면 급작스레 다른 쪽 부모와 이별하게 되고 보육·교육 환경도 변화되면서 아이가 맺었던 사회적 관계도 단절되며 새로운 곳으로 비밀 전학 등이 이루어질 때 낯선 환경에 적응을 해야 하는 어려움도 생긴다.

여기에 쉼터·경찰·법원 관계자들과 면담하면서 영유아나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기에 스트레스를 받아 지능이나 인성 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

부모들의 이기적인 양육 욕심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없고, 상대방에 대한 분노와 복수심이 높다. 결국 자녀 탈취가 일어나는 역동은 상대방에 대한 높은 분노이고 그 분노는 자신의 상처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녀 탈취 사건에서는 자녀와 부모의 심리를 함께 다루어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면접교섭은 갈등이 있는 부모들이 실제 상황을 시연해 보지 않고 생각만으로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면접교섭은 비록 자녀와 함께 살지는 않지만 자녀에게는 엄연한 한쪽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양육의 한 형태이며 시간이다. 양육은 몸으로 하는 실제이다.

자녀 입장에서는 면접교섭이 비로소 부모의 이혼을 인식하는 시작이 된다. 양육환경이 한 집에서 두 집으로 나뉘고 함께 자신을 돌봐 주던 부모가 한쪽 부모는 주 양육 부모가 되고 나머지 한쪽 부모는 부 양육 부모가 되는 그 실제를 경험하는 시작이 되는 것이다.

이 면접교섭의 시작과 과정을 잘 거치는 것이 결국 자녀들에게 부모의 건강하지 못한 이혼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요소들을 줄여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시작이자 과정이며 끝이 되는 것이다.

이렇듯 이혼이라는 낯선 위기의 순간을 경험하고 있는 부모들, 그 부모들이 겪고 있는 갈등을 법원 내부와 외부의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다루어주고 그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이혼을 선택하였다면 그 절차를 건강하고 평온하게 거칠 수 있도록 판사, 변호사들이 안내해 줘야 한다.

부모의 이혼을 경험하는 자녀들의 마음을 헤아려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그 경험이 상처가 되지 않고 잠시 경험했던 그 슬픔이 힘이 되어 다른 사람들의 슬픔도 헤아릴 줄 아는 공감 능력을 지닌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바로 부모의 이혼을 겪는 자녀를 위해 이 땅의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아동보호의 최우선이 아닐까 한다.

 

제주일보 기자  isuna@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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