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통 큰 정치’는 꿈인가
제주서 ‘통 큰 정치’는 꿈인가
  • 김태형 기자
  • 승인 2017.09.04 1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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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김태형 기자] ‘여당으로서의 ‘통 큰 정치’를 바랐던 마음은 애초부터 잘못된 기대인가.’

최근 제주특별자치도의원 선거구 획정 문제가 좀처럼 실마리조차 찾지 못한 채 장기 표류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이 같은 생각을 좀처럼 떨칠 수가 없었다.

근본적으로 도의원 선거구 획정 주체가 제주도인 점에서부터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 것’이라는 의문이 앞선다.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소속 독립기구인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과 달리 허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도내 여야 정치권 협의를 거쳐 독자적 결정권을 보장한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최종 해법을 마련하는 게 난제를 풀기 위한 합리적인 대안 중 하나라는 결론을 도출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도내 야당들이 여야 대표 연석회의를 통한 해법 모색에 긍정 입장을 밝히면서 새삼 예전과 달라진 지방정치를 볼 수 있을까 기대감이 들었다.

되짚어보면 10여 년 전 특별자치도 출범 당시만 해도 지방정치 역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새로운 정치권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컸었다. 하지만 여전히 선거에만 매몰된 구태를 되풀이하면서 실망감으로 변한 게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현안 해결을 위한 지방정가의 협의체 방안은 더더욱 큰 의미로 다가왔다. 그러나 기대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사실상 열쇠를 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원희룡 지사 책임론’을 들어 연석회의 수용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의아스럽다. 자당 국회의원은 쏙 빼놓고 원 지사만 공격한다고 하면 도민들은 과연 동조할까?

여당이라는 무게감이 큰데도 최우선 정치 현안을 외면한채 책임을 떠넘긴다면 이전 야당 당시 여당을 ‘오만하다’고 공격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이제는 여당다운 통 큰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 그게 도민을 위한 정치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출발점이다.

김태형 기자  sumbad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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