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 지사, 제주관광 천지 開闢(개벽)하기를
元 지사, 제주관광 천지 開闢(개벽)하기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8.3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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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관광의 고질적인 병폐는 관광 송객 수수료 문제다. 한 마디로 수십년 묵은 적폐(積弊)다. 도민이나 업계나 행정당국이나 이 문제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정작 누구도 해결하지 못하고 방관해온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하고 있는 관광 송객 수수료의 양성화와 법제화가 주목을 끌고있는 것이다. 정말 제주도의 계획대로만 된다면 제주관광은 천지개벽(開闢)할 수준의 개혁과 시스템의 일대 변환이 일어날 것이다.

원희룡 도지사는 지난 6월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공식 건의했다. 원지사는 아주 세세한 사항을 예로 들면서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면 1인당 일정액을 인두세(人頭稅)처럼 중국 여행사에 지급해야 하는 마이너스 적자 관광객 유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또 “면세점도 송객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어서 반강제 쇼핑과 함께 저가 부실서비스로 인해 한국을 저급 관광지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제주관광의 적폐 문제가 청와대에서 솔직하게 공식 거론된 것은 처음이었다. 사실 제주 관광 업계의 이런 저런 사정을 보면 어이가 없는 일들이 한두 개가 아니다. 우선 원 지사가 청와대에서 폭로한 중국인 관광객 인두세 문제는 중국에서 관광객을 제주도에 보낼 때 한국 여행사가 중국 여행사에 돈(수수료)을 주는 것을 말한다. 결국 이 돈이 제주관광의 질적 서비스를 떨어뜨리고 수익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여행 업체와 관광 업체 사이에서 온갖 악폐를 생산해 왔다.

유명 관광지나 특산물 판매점, 식당 등도 마찬가지로 이 송객 수수료라는 리베이트를 여행 업체에 줘야 한다. 관광지의 경우 입장료(이용료)의 20~50%까지 여행사에 줘야 한다. 이 돈을 주지 못하는 곳에는 여행사들이 관광객을 보내지 않는다. 아니 보낼 수 없다. 여행사도 먹고 살아야 하는 때문이다.

호텔이나 식당, 특산물 판매점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런 음성적인 송객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게 형성되면서 제주관광 전체가 바가지 상품이 되고 있다는 데 있다. 일례로 관광 식당에 가면 1만원짜리 음식이 일반 개별 여행객이나 도민들에게는 1만원 정가를 다 받지만 송객 여행사에는 50%인 5000원을 돌려준다. 어떤 관광 상품은 무려 70%까지 돌려준다. 이런 과도한 송객수수료가 제주관광의 고비용 저질 구조를 만들고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원희룡 도지사는 이번에 칼을 뺐으니 확실히 이 문제를 처단해서 제주관광이 천지개벽하는 길을 열기를 바란다. 관광 가이드를 비롯한 일선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한편, 담당 국장과 과장 등에게 정부와 국회를 설득할 충분한 논리를 개발하도록 독려해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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