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혼란 막은 ‘버스개편’ 조기정착에 주력해야
대혼란 막은 ‘버스개편’ 조기정착에 주력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8.29 18: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 30년 만에 단행된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당초의 우려를 씻고 조기에 정착될 조짐을 보인다. 표현은 대중교통체계 개편이라고 했지만 실상은 기존의 버스운행 시스템을 뜯어 고치는 것이다. 제주에서 버스는 이제 서민의 발을 떠나 대중운송수단의 중심이다. 서울 등 타지방 대도시처럼 지하철이 없는 제주라는 한정된 지역에서 육상 운송수단의 이동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지하철처럼 단일 종류의 운송수단이 고정된 공간을 달리는 시스템과 달리 버스가 달리는 육상의 공간에서는 많은 운송수단들이 뒤엉키기 마련이다. 때문에 다른 운송수단들이 가로막고 있는 도로를 버스만 질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10년 전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기존 군(郡)이라는 행정기구가 폐지되고 시(市)라는 행정기구로 통합됐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주에선 시내버스와 시외버스가 제각각 운영됐다.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종전 시와 군이 행사했던 버스 운행관련 인허가 업무 또한 제주도로 통합됐는데도 버스 운행시스템은 통합되지 않은 채 따로 놀았다. 누가 보더라도 이는 이용객이 아닌 업자가 중심이 된 구조로, 언젠가는 풀어야 할 과제였다. 이 때문에 이번 단행된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지난 26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급행버스가 도입됐지만, 사실상 제주전역이 시내버스 구간에 포함되면서 이용요금이 싸졌다는 점이다. 과거 시외버스가 운행될 땐 운행거리에 따라 차등화 된 요금을 내야 했다. 지금은 모두 시내버스 요금의 적용을 받게 되면서 장거리 이용객들의 부담이 덜어졌다. 특히 읍·면 지역 주민 및 장거리 출퇴근 직장인들은 이를 실감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종전 노선들이 대거 새로운 노선에 편입돼 되면서 나타나는 혼란이다. 특히 종전 버스노선과 번호가 몸에 베인 고령층 이용객들의 불편이 대표적이다. 이 문제는 결국 시간이 해결할 수밖에 없다. 젊은 층 또는 학생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상황판단 및 적응능력이 뛰어나 그 혼란은 단시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우려했던 것처럼 대혼란이 없는, 그렇지만 보완할 점은 많은 숙제들을 던지면서 출발했다. 현재 드러난 문제들은 대부분 이미 예견된 것들로 충분히 풀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최대 과제는 운행시간 단축이다. 이는 출퇴근 시간대 버스전용차로가 제 기능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버스 전용차로가 제 역할을 한다면 운행시간이 단축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는 차량 운전자들의 자발적 참여가 따라야 하지만, 얌체운전자들에 대한 엄정한 단속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나아가 제주도는 아직까지도 공사 중인 버스 중앙 차로제 시행을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 그래서 버스 요금인하와 운행시간 단축이 동시에 현실화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