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옥란씨 "이주민들의 노력과 주위의 따뜻한 배려가 합쳐져야"
조옥란씨 "이주민들의 노력과 주위의 따뜻한 배려가 합쳐져야"
  • 부남철 기자
  • 승인 2016.01.10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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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옥란 제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팀장

“결혼이주민들 스스로의 노력과 주위의 따뜻한 배려가 합쳐질 때 새로운 제주의 정체성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제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센터 운영, 기획 및 추진 총괄 업무를 맡고 있는 조옥란 팀장(40)은 결혼이주민들이 제주인으로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본인의 노력과 주위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결혼이주민인 조 팀장은 “2003년 결혼을 계기로 제주인이 됐다”면서 “당시에 남편(송원호・47・자동차정비업)의 배려가 가장 큰 힘이었다”고 말했다.

초기에 외로움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밝힌 그는 “당시 모슬포에 살았는데 동네 할머니들이 저를 볼 때마다 ‘언제까지 버티나보자’라는 말을 할 때마다 외로움이 밀려들었다”며 “남편과 앞 집 할머니의 배려와 관심이 없었다면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조 팀장은 “결혼 이주 여성들이 가장 힘든 점은 현실적으로 남편들이 부인들을 돈을 주고 사왔다는 생각을 드러낼 때”라며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부부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를 쌓는 것이고 남편들이 부인들을 배려해야 한다”고 조언을 했다.

2006년 센터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후 센터 업무와 함께 대학원에서 석사까지 취득한 조 팀장은 결혼 이주민들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애착을 가져야 하는데 단지 순간 경제적 이익 때문에 자신의 미래를 꿈꾸지 못 하는 사람들을 볼 때 가슴이 아프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조 팀장은 현재 센터에 근무하는 직원 중에 자기 나라에서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온 후 동려야간학교에서 2년 만에 고등학교 졸업 검정고시까지 합격하고 현재 방송통신대학교에서 중어중문학과 사회복지학을 복수전공 하는 사례를 이야기하며 “결혼 이주민들이 5년 후의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노력해야 한다”며 “결혼 이주민들이 제주 사회에 안착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노력이 우선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조 팀장은 제주 사회의 변화도 요구했다. 조 팀장이 밝힌 지난 연말의 경험은 제주 사회의 인식 변화가 아직도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조 팀장이 필리핀에서 온 결혼이주자와 지난 연말에 택시를 타게 됐는데 그 결혼 이주자가 택시에 내리자 여성 택시 기사는 “저 분 한국 분 아니죠. 한국말이 서투르네요. 다문화가 싫어요”라고 했다. 이에 조 팀장이 “다문화가 피해를 준 것이 있느냐”고 묻자 택시 기사는 “피해 준 것은 없다. 하지만 우리 순수한 혈통이 더럽혀지는 것 같다”라고 말을 했다. 조 팀장은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어이가 없었다”면서 “기사 분께 저도 다문화에요라고 밝히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면서도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조 팀장은 “제가 처음 왔을 때 이런 시각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런 것 같지 않다”며 “국적에 상관 없이 한 명의 사람으로 바라봤으면 한다.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해줄 때 새로운 제주의 정체성이 세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주의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 “앞의 예가 극단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제주는 전반적으로 이주민들과 도민들이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제가 처음에 제주에 왔을 때는 신기한 눈으로 쳐다봤는데 이제는 그런 시선은 많이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그는 부정적인 면에 대해서는 “제도적으로 외국인과 제주인을 구분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는 이주민들을 그냥 한 명의 사람으로, 일반 사람으로 배려해야 하는데 아직도 그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 팀장은 “센터가 결혼이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주민들은 이런 프로그램을 활용해 자신의 미래를 넓혀갔으면 한다”고 당부하면서 “이주민은 물론 제주도민들도 서로에게 애착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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