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파장에 환불 속출, 제주산도 외면
살충제 계란 파장에 환불 속출, 제주산도 외면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7.08.20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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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 등 관련업종도 휘청
지난 19일 제주시 노형동 소재 한 마트에 ‘살충제 계란’반품 안내문이 걸려 있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제주일보=정용기 기자] “살충제 계란이 제주에서도 유통 돼버렸으니, 안전하다는 제주산이든 육지산이든 모두 안 먹으려고요.”

도외에서 생산된 ‘살충제 계란이’ 도내에서도 유통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소비자들의 계란 환불 요구가 잇따르고 항의 소동까지 발생, 유통업계가 연일 홍역을 치르고 있다.

제주산 계란의 안전성 입증에도 관련 소비가 크게 위축돼 도내 양계 농가들의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는가 하면 계란을 식재료로 사용하는 음식업에도 불똥이 튀면서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난 19일 찾은 제주시의 A대형마트. 주말을 맞아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계란판매대는 한산했다. 쇼핑카트에 계란을 담은 소비자들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반면 고객센터에서는 최근 구매한 계란에 정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거나 아예 환불하려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특히 문제의 살충제 계란이 유통된 일부 매장에서는 소비자들이 항의하거나 사태 이전에 구입한 계란에는 문제가 없는지 따지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A대형마트 관계자는 “3주 전에 구매한 제주산 계란도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불안감이 크다”며 “사람들이 믿지 못하니까 안전하다고 알려진 상품도 외면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를 비롯한 도내 유통업체들의 계란 매출도 급감했다. 노형동 소재 A대형마트는 30개들이 계란을 하루 평균 200판 가량 판매했었는데 살충제 계란 사태 이후 판매량이 80% 급감했다.

탑동 소재 B대형마트도 하루 평균 300만원이었던 계란 매출액이 절반 넘게 줄어 싸늘해진 소비 심리를 실감하고 있다.

또 C마트는 지난 13일 도내 농가로부터 ‘08광명농장’ 제품을 납품 받았는데 제주산 계란과 섞이는 바람에 정확하게 얼마만큼의 살충제 계란이 판매됐는지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C마트에서 만난 주부 강모씨(51)는 “살충제 계란이 유통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소름이 돋는다”고 말했다.

살충제 계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계란을 주요 식재료로 사용하는 빵집과 분식점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는 대부분 육지에서 생산된 계란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를 알게 된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김밥전문점 업주 박모씨(55)는 “계란을 빼고 주문하거나 육지산 계란이라는 이유로 그냥 가버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본사에서 문제가 없다고 해도 당분간은 손님이 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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