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사업 전문가 육성…안정적 수익구조 등 기반 조성 절실"
"체험사업 전문가 육성…안정적 수익구조 등 기반 조성 절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8.1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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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① 참깨 수확이 한창인 참깨농장. 인부의 80%가 외국인이다. ② ③ 제주도 7대 선도프로젝트의 하나인 신화역사공원 공사현장. 농촌의 풍광을 허물고 거대한 자본이 투입되고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한 프로젝트인지?

[제주일보] 절기의 흐름은 오묘하기 그지없다.

폭염과 열대야의 연속이던 ‘보물섬’ 제주의 대지와 공기도 입추(立秋)와 말복을 지나면서 큰 빗줄기를 쏟아붓더니 가을 냄새를 풍기기 시작한다.

하늘의 색깔과 구름도 가을을 닮아가고 들과 밭에는 폭염을 이겨낸 참깨 수확이 바쁘다.

다만 턱없이 부족한 일손이 새벽부터 몇 번이고 흠뻑 땀으로 젖는 농촌 아낙의 갈중이 사이로 고심과 걱정의 점철 된 향기가 배어 나온다.

모든 농업을 기계로만 할 수 없음이 우리네 농촌의 삼촌·예펜삼촌들의 허리를 더 휘게 하고 주름은 더욱 깊어지게 한다. 농촌에 살고 있고 그래도 무늬는 농업인인 필자에게도 결코 남의 일이 아닌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 마련이 절실해진다.

아니, 우리가 농업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선 순간순간의 대안이 아닌 장기적으로 우리의 식량산업을 영위할 수 있는 안정적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농업행정을 펼치는 지방정부는 제주도 농업의 작부형태가 기계화를 중심으로 한 농업의 형태보다는 노동집약적인 작부형태가 절대적으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판매정책을 차치하고라도 안정적인 생산을 위한 행정적인 제도가 갖춰져 있지 아니함은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더군다나 생산자 단체인 농협도 현장에서의 어려움을 가장 잘 인지하고 있음에도 농업인들의 어려움과 당면 과제는 농업인의 어려움으로만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커진다.

농업인이 농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목전에 와 있는데 남의 일처럼 구경만 하고 있다면 농협의 존치 이유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농협이 농자재 판매와 계통출하 그리고 신용사업에만 많은 에너지를 쏟을 것이 아니라 그 중의 일부를 생산기반조성에 따른 노동력 부문에도 나눴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서 100일을 넘기고 있다. 사회와 중앙정부 각 분야에 많은 변화가 조금씩 보이고 있다. 그 변화의 모습들이 언론매체에 노출될 때마다 조금씩 혼란스러운 머리가 정리가 되지 않기도 한다. 가장 바닥에 있는 민초의 한 사람이 가진 부족한 사고(思考)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부처의 장관이 바뀐다고 지방정부의 관료가 바뀐다고 그 조직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이 바뀌지 않는다.

수십년 동안 관행적으로 행해지는 그들의 조직심리는 결코 하루아침에 혁신적으로 바뀌지 않는다. 하부조직의 사고가 바뀔 수 없기 때문이다.

아직도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공히 하부조직의 누군가가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제안을 했을 때 그것을 받아들이고 발전적인 논의를 진행하게 할 각 부서의 책임자들이 얼마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회의적인 대답이 돌아올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이 된다.

여전히 실·과장들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가 된다.

최근 농식품부 차관(김현수)이 각 도에 있는 농촌체험휴양마을들을 대상으로 암행(?) 현장 시찰을 하고 있다고 한다. 사전에 예고없이 마을을 방문해 체험마을의 현장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 강원도의 3개 마을을 방문했다고 한다. 물론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파악하고자 하는 순수한 의도는 충분히 존중받아야 하겠지만 농촌의 다양한 정책에서 실무의 최고 책임자가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삼복의 한가운데에 찾아와서는 ‘체험휴양마을에 체험객이 없더라’고 하고 ‘그 원인이 무엇이냐? 찾아내라. 그래서 어떻게든 올해 농촌마을 방문 목표(1100만명)을 채워라’는 등의 말을 했다고 한다.

이런 얘기들은 우리를 무척 불쾌하게 한다. 그들의 농촌을 이해하는 역량을 의심하게 하는 부분이려니….

농촌체험마을은 휴가철 휴양지가 아니다. 대부분의 도시 소비자들은 삼복더위를 피하려고 흔히 얘기하는 피서를 하려고 휴가를 얻고 가족단위로 계곡과 바다를 찾아 떠난다. 상대적으로 농촌체험활동이 뜸해지는 시기가 여름휴가철이다.

대통령의 말 한 마디(올여름 휴가는 농·산·어촌으로)가 당장 실천되고 있을 거라고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특히 관광이 주산업인 제주는 더더욱 여름휴가철 농촌체험객이 현저하게 급감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모습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다움이 가장 잘 유지되고 있는 농촌마을에서 계절에 맞는 콘텐츠가 개발되고 걸맞은 프로그램들이 만들어 진다면 여름휴가철에 도시 소비자들을 맞이하기에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 또한 제주의 농촌마을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체험사업과 관련한 전문가(현재는 체험휴양마을 사무장)의 육성과 그들의 안정적인 수익구조 안에서 프로다움을 표출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마을 또한 이장(또는 마을대표) 중심이 아닌 사업단(가칭) 중심의 조직들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고 그 조직들을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의 제고는 물론 일정기간 안정화 될 수 있을 때까지의 행·재정적인 지원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더불어 농촌마을사업과 관련된 행정은 종합행정으로서 지난 칼럼에서 피력했던 것처럼 어느 전문가 못지않은 행정전문가가 마을사업들을 담당해야 된다.

최근에 제주특별자치도 지역공동체발전과 내에 가파도 마을만들기 추진팀이 만들어 졌다. 가파도가 산적한 갈등들을 풀어나가고 제주도의 상징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함이리라.

하지만 소가 웃을 일이다. 정작 무엇이 중요하며, 그것을 어떻게 해야 되며,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정한 로드맵은 있는 것인지….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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