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친화도시로 성공하는 길
자전거 친화도시로 성공하는 길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8.16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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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도 자전거도로 사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주민의 실생활과 괴리돼 있다는 것이다. 자전거 이용 편의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제주시 자전거 도로 연장은 2015년에 746㎞에서 올해 726㎞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제주 시가지에 기존 인도와 일체형으로 설치됐던 자전거 도로들이 인도 공사로 사라지면서 자전거 도로가 줄어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민들의 자전거 이용은 더 어렵게 된다.

제주도에는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환상의 자전거길이라는 도일주 코스가 있다. 이 일주 코스엔 제주도민 자전거 마니아들뿐 아니라 자전거 관광객들이 달리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가 목표로 하는 자전거 친화도시의 모델은 이런 도일주 코스만으로는 달성될 수 없는 것이다. 자전거가 주민들의 실생활 문화가 돼야 한다.

네덜란드는 3만5000㎞ 자전거 도로를 갖고 있고 자전거가 국가 교통량의 27%를 맡고 있다. 다른 유럽국가에서도 사통팔달로 뚫린 도시 자전거길로 시민들이 출·퇴근도 하고 쇼핑도 다니고 레저도 즐기는 걸 볼 수 있다. 제주도가 그렇게만 변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자전거 친화도시의 성공의 길은 바로 거기에 있다.

세계 각 나라가 자전거 타기를 권장하는 까닭은 자전거가 지닌 다양한 장점 때문이다. 우선 남녀노소 모두 이용이 편리한 데다 자동차처럼 배기가스가 없고 경제적이며 특히 도심에서 교통체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자동차보다 적다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 자동차 홍수시대가 되기 전까지는 자전거의 이 같은 장점이 드러나지 않았으나 자동차가 늘어나면서 세계 각국은 자전거의 장점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제주도 역시 정부의 국가자전거도로 사업에 발 맞춰 자전거 친화도시를 목표로 내걸고 있다. 그렇다면 도시 환경의 질적 측면을 강조하는 교통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자전거 도로의 확충이나 기존 자전거 도로의 연계성을 살리는 대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제주도는 잊지 말아야 한다. 말 그대로 제주를 편안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전거 타기를 권장하고 보행자 도로를 확충해 자전거가 교통수단으로 자동차보다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해야 한다.

자전거도로 조성이 효율성이 있게 하기 위해서는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정책과 병행해야 할 것이다. 도심 도로변 주차시설의 주차비를 대폭 인상하고 자가용의 도심 진입을 어렵게 하는 등 획기적인 주차 행정으로 자동차가 도심으로 몰리는 것을 억제해야 한다. 자가용의 도심 진입을 억제하면 자연히 자전거 도로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대기환경도 개선될 것이다. 자전거 이용을 편리하게 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자전거 교통이 편리해지면 그만큼 도시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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