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활동가, 삼춘피디(PD)에 거는 기대
제주여행 활동가, 삼춘피디(PD)에 거는 기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8.1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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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은. 제주관광공사 지역관광처장

[제주일보] 우리말 ‘삼촌’은 아버지나 어머니의 형제를 부르는 말이다. 제주에서 ‘삼춘’은 삼촌뻘 친척에게도 사용하지만 마을 손윗사람을 칭하는 말이다. 그래서 ‘삼춘’은 친숙함의 표시이자 제주 공동체에서의 관계성을 상징한다.

제주관광공사는 최근 ‘삼춘마을 프로젝트’라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마을관광 사업이 하드웨어(시설물)나 소프트웨어(프로그램)를 지원한 것과 달리 이 사업은 사람(휴먼웨어)을 지원한다.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시작한 ‘관광두레 사업’을 제주형으로 정착시켜 주민주도 지역관광 활성화 도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춘마을 프로젝트는 고용노동부와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추진 중인 제주고용 질적성장 지역혁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올해 5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2016년 12월 기준 제주지역 고용률은 69.8%로 전국 최고인 반면, 임금수준은 전국평균 227만원의 84.5%인 192만원으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제주도와 제주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제주관광공사를 비롯한 제주테크노파크,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등의 도내 8개 기관을 참여기관으로 하여 제주 고용의 질적성장과 제주형 일자리창출 모델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제주관광공사가 삼춘마을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계기도 제주관광의 질적성장과 맥을 함께 하고 있다. 질적관광에서는 주민이 관광소득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는 구조가 필수적 이어야 한다.

마을관광은 마을의 자원을 활용해 관광에 주민을 참여시키고 소득창출을 도모하는 관광이다. 질적관광의 핵심적인 여행형태라 할 수 있다.

삼춘마을 프로젝트는 마을별로 지원된 사업의 공간범위를 읍·면단위로 권역화하여 시너지를 만들고 각 마을별로 우수한 자연, 문화자원을 인근 주변마을과 협력하여 해당 읍면에서 주민이 운영하는 숙박, 음식, 체험과 같은 진짜 제주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삼춘마을 프로젝트로 일하게 되는 분들이 바로 ‘삼춘피디(PD)’이다. 새로운 개념의 제주여행 활동가라고 할 수 있다.

삼춘피디는 마을관광자원 조사와 지역 진단, 주민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실질적인 마을관광 활성화 사업을 발굴하고 주민들의 사업화를 지원하여 읍면 마을 간 연계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제주관광공사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번 달 22일까지 삼춘피디를 모집하고 있다. 삼춘피디에게는 4대 보험 포함 월 인건비 280만원과 활동비 월 50만원이 지원될 예정이며 지난 6월까지 진행된 읍면 사업신청 결과 올해 1차년 대상지로 선정된 구좌읍에서 활동하게 된다. 내년과 내후년 다른 읍·면도 공모를 통해 신규 지정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사업을 준비하면서 마을 현장에서 주민들의 공통적인 어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다양한 마을 활성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그 사업을 책임있게 진행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누가, 어떻게 마을관광을 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어려움이었다. 그래서 사람을 지원하는 이번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호응이 높았다. 마을별로 앞으로 마을관광을 어떻게 운영하지 막막한 상태에서 전문성과 열정을 갖춘 삼춘피디가 지원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이다.

세계화 시대. 고립된 섬으로 낙인찍혀 폐쇄적 사회라는 오명을 받았던 제주는 이제 세계와 소통하고 청정과 공존이라는 제주 미래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제주에서의 삼춘은 친족 사이의 관계를 넘어 제주 공동체를 유지했던 관계성을 상징하는 제주의 사회적 유산임을 상기해 본다. 이런 삼춘피디에 대한 기대가 진짜 제주여행, 주민과 관광객이 모두 행복한 제주여행의 실현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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