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남의 반전'...집도, 사람도 서귀포로 향한다
'산남의 반전'...집도, 사람도 서귀포로 향한다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7.08.14 1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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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제주] 주택시장 조정국면 맞아 건축 인허가 제주시 제쳐...인구.가구 증가율도 비례

[제주일보=김현종 기자] 제주지역 주택시장이 장기간 호조세에서 조정국면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신규 주택 건설물량의 무게중심이 제주시지역에서 서귀포시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는 행정시별 인구변화 추이에 비례한 현상으로 이주민 등 주택 실수요자들의 서귀포시 선호현상과 맞물려 그동안 산북에 밀렸던 산남의 반전이 얼마나 지속될지 주목된다.

▲건축 인허가, 서귀포시가 제주시 추월

올해 상반기 주택 인허가 건수에서 서귀포시가 제주시를 앞질렀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도내 건축 인허가 건수는 총 9465건이다. 월별로는 5월이 2406건으로 가장 많은 반면 2월은 1125건으로 가장 적었다.

이 중 서귀포시가 4779건으로 제주시 4686건보다 93건 더 많았다. 이는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인구비율이 7대 3인 점이나 그동안 도내 주택시장 흐름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변화다.

실제로 지난해만 해도 제주시의 건축 인허가가 1만2990건으로 서귀포시 8607건을 압도했고 2015년에도 제주시(1만2509건)가 서귀포시(6181건)에 비해 갑절 이상 많았다.

다만 올해 전체 주택 인허가 9465건은 지난해 2만1596건의 절반에 못 미치는 만큼 전년 대비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주택시장이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들 인허가 건축물의 유형은 단독주택이 가장 많고, 이어 연립주택과 아파트, 다세대주택 순이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아파트는 늘었고, 단독주택과 다세대는 줄어들었다.

▲인구‧가구 증가율 반영…‘산남이 대세’

양 행정시의 주택시장 역전현상은 인구와 가구 수 증가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인구 증가율에서 2014년(전체 2.28%)까지만 해도 제주시가 2.43%로 서귀포시 1.84%에 앞서며 인구 증가세를 주도했지만 2015년(전체 2.81%)에 서귀포시 3.79%, 제주시 2.46%로 순위가 뒤집혔다. 지난해(전체 2.75%)에도 서귀포시가 3.90%로 제주시 2.35%를 앞섰다.

행정시별 가구 수 증가율은 이보다 1년 먼저 변화를 보였다. 2013년 제주시 3.30%와 서귀포시 2.35%였던 것이 2014년에는 서귀포시가 3.58%로 제주시 3.30%를 추월했다. 2015년과 2016년에도 서귀포시는 각각 5.38%와 5.01%로 제주시 3.79%와 3.49%에 앞섰다.

순유입 인구도 올해 1분기에 서귀포시가 1787명으로 제주시 1198명보다 더 많았다.

이처럼 서귀포시 인구와 가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제주 제2공항과 영어교육도시, 헬스케어타운, 서귀포관광미항 등 대규모 개발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그동안 제주시에 많은 주택이 공급되고 가격이 폭등한 결과 미분양 공동주택이 1000세대에 육박하면서 주택 마련 부담이 가중된 점과 이주민 등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땅값이 싸고 자연환경은 우수한 서귀포시를 보다 선호하는 흐름이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집은 거주공간인 만큼 인구 유입과 직결되기 마련”이라며 “최근 삶에 대한 젊은 층의 가치관 변화가 서귀포시의 환경요인과 보다 부합하는 데다 최근 들어 투자가치적인 측면에서도 제주시에 밀리지 않는 점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건축심의 건수가 감소하는 점으로 미뤄볼 때 하반기에도 건축 인허가가 줄어드는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산북보다 산남이 선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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