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끝나자 눈물 훔치며 악수 “아직 광주진실 다 규명되지 못했다”
[제주일보=변경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한 뒤 “많은 이들이 광주에 대한 부채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1980년 광주의 참혹함을 전세계에 알려낸 독일출신의 기자, 故 위르겐 힌츠 페터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80)와 영화를 본 뒤 이같이 말하며 “부산의 민주화운동이란 것도 사실 광주의 실상을 알리는 것”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부산지역에서 인권변호사로 활동해온 문 대통령은 “그때는 광주에 대한 유인물만 돌려도 처벌받던 시절이었다. 그때 우리들은 힌츠 페터 기자의 영상을 알게 됐고 광주 가톨릭신부님들의 도움으로 부산 가톨릭센터에서 87년 5·18주간에 그 동영상을 많은 이들과 보게 됐다. 부산시민들이 광주의 실상을 본 첫 순간이었고 결국 이것이 87년 6월항쟁의 큰 기폭제가 됐다”고 감회를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씨에게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이 벌어지던 당시, 다른 지역 사람들은 그 진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 사실을 보도한 기자들은 모두 해직 당하거나 처벌을 받아야 했다. 남편인 故 위르겐 힌츠 페터 씨 덕분에 우리가 그 진실을 알게 됐다”라며 감사의 뜻도 전했다.
이에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는 “진실을 알리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남편은 말하곤 했다. 대한민국 광주가 인생에 있어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했는데, 짧은 다큐가 아닌 커다란 스크린에서 영화로 만들어진 걸 안다면 무척 기뻐했을 것이다. 앞으로도 젊은이들이 민주주의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으면 좋겠다”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까지 광주의 진실이 다 규명되지 못했다”며 “이것은 우리에게 남은 과제이고 그 과제를 푸는데 이 영화가 큰 힘을 줄 것 같다”는 진실규명이 계속돼야 한다는 필요성도 언급했다.
영화관람 후 문 대토령과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는 함께 눈물을 훔치며 악수를 주고받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영화관람은 서울 용산구 CGV영화관에서 문 대통령과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여사, 장훈 감독, 배우 송강호씨와 유해진씨 등이 함께했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