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남부 침수 잇따라…재해예방 사업 속도내야
제주 동·남부 침수 잇따라…재해예방 사업 속도내야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7.08.13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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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능 못 하는 배수로…폭우에 주택·농경지 침수 반복
市 "내년 풍수해저감 종합계획에 저류지 조성 등 추진"
제주일보 자료사진

[제주일보=고권봉 기자] 올여름 서귀포시 성산읍과 표선면 등 제주 동·남부지역에서 폭우에 따른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기후변화와 지형적 요인에 따라 앞으로도 이 지역에 폭우가 예상돼 저류지 설치와 배수로 개선 등 재해예방 사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잇따른 폭우에 주택·농경지 침수 반복

지난달 31일 호우경보가 내려진 서귀포시 남원읍은 시간당 최대 149.5㎜, 표선면 95.5㎜, 성산읍 87.8㎜의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렸다.

이번 폭우로 남원~표선간 1136호선(중산간도로), 일주도로, 마을 연결도로 등이 물에 잠겼고 남원읍 태흥리 태흥물놀이장 인근 주택 6가구와 신흥리 2가구 등이 침수돼 이재민 21명이 발생했다. 가마초등학교와 마트 등 상가도 침수됐다.

또 남원읍과 표선면의 농경지 10.4㏊(17농가)가 물에 잠기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 비닐하우스가 밀집된 남원읍 일대에 164.5㎜ 폭우가 쏟아졌고 지난 5일 성산읍 난산리에 2~3시간 동안 244.0㎜ 물 폭탄이 떨어져 49농가에서 약 60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하천 및 저류지 시설 전무…제 기능 못하는 배수로

이번 폭우로 침수 피해가 발생한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2리 주택가는 인근에 물놀이장을 설치하면서 마을에서 바다로 빗물 등을 배출하는 우수관을 매립, 집중호우가 내릴 때마다 침수피해가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이달 중 우수관을 뚫는 공사를 시행하고, 이후에도 침수피해가 반복되면 물놀이장을 새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 남원과 표선을 잇는 중산간도로 인근에 하천이나 저류지 시설이 없어 지형이 낮은 구간에서는 침수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산간도로와 일주도로가 연결되는 구간에서는 나뭇가지 등 각종 지장물들로 배수로와 집수정이 기능이 저하된 것도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비닐하우스가 밀집된 소규모 도로와 농로에서는 빗물 처리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감귤 하우스에서 빗물이 분산되지 않고 도로에 집중되면서, 인근 저지대 주택가와 농경지가 침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감귤하우스의 빗물 처리시설 설치 지원과 배수로 정비, 저류시설 설치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위성곤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서귀포시)은 “표선과 남원 지역의 경우 비닐하우스에서 쏟아지는 빗물이 배수로에 넘치면서 사실상 배수로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며 “지형에 맞는 저류시설과 배수개선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재해위험개선지구 41곳 중 23곳 정비

13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서귀포시 관내 재해위험개선지구는 천미천 침수 지구 4.36㎞ 등 41곳(침수 27곳, 붕괴 7곳, 해일 7곳) 91.15㎞ 및 51만3000㎡다.

이 가운데 정비 사업이 완료된 곳은 천지연 붕괴 지구 17만6000㎡ 등 23개 지구 59.01㎞ 및 38만㎡뿐이다. 올해 정비 중인 곳은 안덕면 동광리 침수 지구 2.3㎞ 등 8개 지구 17.48㎞다.

최근 침수 피해가 잇따르는 10개 지구(성산, 표선, 남원 등) 14.66㎞ 및 13만3000㎡는 2018년에 이후에나 추진될 계획이다.

서귀포시는 내년 풍수해저감 종합계획에 저류지 조성과 재해위험지구 추진 등을 반영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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