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지진의 안전지대 아니다
제주도는 지진의 안전지대 아니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8.1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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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감사원 감사 결과 제주공항이 지진 발생 시 견딜 수 있는 내진 성능 평가를 소홀히해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또 도내 일부 학교도 증축 공사를 하면서 기존 건축물에 대한 내진 설계가 반영되지 않아 안정성이 부족하다고 한다. 지진이 ‘당면한 위험’이 아니라 ‘막연한 위험’이라는 인식을 가진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 지대가 아니라고 진단하고 있다. 역사적 기록을 보더라도 한반도에서의 지진은 간단없이 이어져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삼국사기나 고려사에는 799년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해 100여 명이 숨졌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왕조실록 등 역사서를 보면 한반도에서는 400년에 한 번 꼴로 규모 7.0 안팎의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다. 최근에는 백두산 주변에 지진 활동이 늘어나고 이에 대한 조사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는 것도 가벼이 볼 일이 아니다.

전문가의 의견은 제주도 역시 결코 지진의 안전 지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제주지역은 2000년대 들어 지진의 빈도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8월 3일 서귀포시 성산 남동쪽 22㎞ 해상에서 규모 3.7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에 앞서 2월에는 제주시 고산 남동쪽 38㎞ 해역에서 규모 2.7의 지진이 발생했다. 2008년 5월 31일 오후에는 온 섬이 진동하는 규모 4.2의 지진이 발생해 아파트 내벽에 걸린 액자가 덜렁거리고 탁자가 부르르 떨리는 등 도민들은 지축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다.

최근 30년간 300여 차례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제주도가 지진의 안전 지대가 아님을 일깨워주는 사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대비는 부실하다. 전국적인 수치지만 공공시설 내진 설계율은 평균 42.4%에 불과하다. 학교 시설은 22.8%, 교통 시설은 40.1%에 머물고있다. 내진 설계를 할 경우 정도에 따라 철근과 콘크리트가 10~20% 가량 더 든다고 한다. 건축비를 아낄 요량으로 내진 설계를 등한히 한다는 것은 사익 추구를 위해 국민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범죄 행위와 다를 바 없다.

재난방재의 최우선 고려 대상은 뭐니뭐니 해도 국민안전이다. 당장은 경제성 논리가 그럴 듯하게 들릴지 몰라도 대형 참사를 생각하면 한낱 수사일 뿐이다. 이러다가 진도 5~6 정도의 지진이 발생하면 그 피해가 가늠하기 어렵게 된다. 제주공항의 화물터미널과 신관제탑 활주로 보조 활주로 유도로 계류장 등 6개 시설물에 대해 내진 성능 평가를 제외한 것은 잘못이다. 제주지역 학교 24곳이 증축 공사를 하면서 내진 설계를 반영하지 않은 것도 안전 불감증이다.

정부와 제주도, 제주도교육청은 우리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재인식해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말아야 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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