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인상과 인품
좋은 인상과 인품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8.1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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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금희. 시인 / 제주대학교 제주씨그랜트센터 연구원

[제주일보] 누구든지 사람을 만나서 5초면 상대방에 대한 인상이 마음 속에 새겨진다고 한다. 짧은 시간에 상대에 대해 강하게 긍정 또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첫인상은 각인되는 것이다. 이것이 첫인상 5초의 법칙이다. 첫인상은 이미지가 쉽게 바뀌지 않고 오래 가기 때문에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첫인상은 매우 중요하다.

첫인상이 호감이냐 비호감이냐를 결정짓게 하는 요인은 외모, 옷맵시, 자세, 머리 모양, 말씨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짧은 순간에 첫인상을 좋게 하는 중요한 요인은 밝고 환한 얼굴 표정일 것이다. 웃는 얼굴은 상대방에게 긍정적인 사람이라는 인식을 준다. 웃는 얼굴은 마음을 밝게 비추는 햇살과 같다. 행복한 얼굴은 보는 사람의 마음도 함께 행복하게 만든다. 반대로 우울한 얼굴 표정은 보는 사람까지도 우울하게 만든다.

‘나이가 사십이 지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링컨의 주장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링컨은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고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것도 아니었다. 그는 부단하게 자신을 갈고 닦아서 훌륭한 인품을 가꾼 사람이다. 그를 위대한 사람으로 만든 것은 고통을 극복하는 강한 의지였을 것이다. 사람들은 밝고 긍정적인 상태로 태어난다고 본다. 아기의 얼굴 표정은 표현이 풍부하고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밝은 표정이다. 하지만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보면 대부분 무표정하거나 우울해 보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행한 것일까? 아마도 세사의 풍파가 사람들을 우울하게 하고 있을 것이다.

사형수의 초상화에 대한 일화가 있다. 전문적으로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가 3일 후면 사형이 집행될 사형수의 초상을 그리기 위해 감옥을 방문했다. 험악한 인상의 사형수는 화가에게 화를 내며 왜 자기 얼굴을 그리려고 하느냐고 물었다. 화가는 지금까지 순수하고 예쁜 아이의 얼굴을 많이 그려봤기 때문에 그 반대인 얼굴을 그려보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사형수에게 순수하고 해맑게 빛나는 아이의 얼굴 그림을 보여줬다. 그러자 사형수가 통곡하기 시작했다. 화가가 사형수에게 통곡하는 까닭을 물었다. 그러자 사형수는 그림 속 맑고 순수했던 아이가 자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돌보지 않고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려 악한 행동을 하다 보니 세상 사람들이 증오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고,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비참한 신세가 됐다고 한탄했다.

어떻게 살아가는가 하는 것은 마음가짐에 있다. 괴롭고 힘든 일이 있어도 긍정의 힘으로 이겨냈을 때 밝은 표정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얼굴 표정에 대한 관리의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 얼굴에는 그 동안 살아온 그 사람의 이력이 고스란히 들어 있기 때문이다. 때로, 얼굴 표정이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기도 한다.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지 중 하나인 바이욘(Bayon) 사원에는 ‘앙코르의 미소’로 불리는 조각상이 있다. 얼굴에 자애로운 미소를 띤 조각상은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으며 유명세를 타고 있다. 돌에 새겨진 조각상임에도 불구하고 미소 짓는 얼굴은 세계인들의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매력을 갖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공공부문에 블라인드 채용이 의무화된다. 블라인드 채용은 입사 지원서에 직무와 상관없는 출신지, 가족관계·신체조건, 학력 등을 기재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편견이 개입될 소지를 없애고 실력으로 공정한 평가를 받게 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되는 것이다. 자신의 실력을 더욱 빛나게 하는 호감 가는 표정 관리가 더 필요해진 것이다.

해바라기처럼 웃는 얼굴, 봉선화처럼 수줍은 얼굴, 무표정하고 불만에 가득 찬 얼굴 등의 다양한 표정의 군상들이 꽃길 혹은, 가시밭길이라는 인생의 경로를 걸어간다. 지금 내 얼굴 표정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당당한 모습인가, 아니면 나쁜 환경에 굴복한 비탄의 표정인가.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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