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晩秋)
코끝에서 서늘한 바람냄새가 느껴집니다.
가을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익어 제 몸 하나도 무거운 잎사귀들은 내려놓기를 합니다.
계절이 바뀐 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문득 나무를 올려다보게 합니다.
어제까지 길 위에 무심히 구르던 낙엽들이 오늘은 진눈깨비에 흠뻑 젖고 말았습니다.
미쳐 준비할 겨를도 없이 이 가을은 또 야속하게 작별인사를 건넵니다.
제주의 가을은 이렇게 겨울에게 시간의 자리를 내어 줍니다.
<사진=고기철·박재혁 기자>
고기철 기자 haru@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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