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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접고 세계적 음악가 변신…"제주페스티벌 글로벌화 꿈"<1> 작곡가 양방언
변경혜 기자 | 승인 2017.08.06
경계의 끝을 모르는 자유로운 음악을 추구하는 세계적 피아니스트겸 작곡가인 양방언은 제주를 찾을 때마다 많은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사진은 그의 피아노 연주 모습.

[제주일보=변경혜 기자] 제주가 뿌리인 세계적 피아니스트겸 작곡가 양방언(57)을 만났다. 경계의 끝을 모르는 그의 자유로운 음악은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았고, 락의 대명사 레드제플린부터 바흐까지, 작은 소도시부터 세계적 무대에 이르기까지 그의 공연은 늘 기립박수와 환호로 마무리됐다. 이달 말 제주페스티벌과 평창동계올림픽 음악감독으로 분주한 그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봤다.

▲양방언의 프론티어는 어디까지인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공식 주제곡 ‘프론티어’가 울려퍼지자 선수들은 물론 텔레비전 앞에 있던 이들도 가슴이 설렜다. 경쾌하고 발랄한 프론티어는 경계를 한꺼번에 무너뜨려버렸다. 그의 음악엔 장르나 악기, 국경, 경력 따위는 중요치 않다. 전통과 현대를, 동서양을 오가며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한국의 아리랑을 유럽인들의 가슴에 녹여내기도 한다. 음악적 영감을 주는 제주, 아버지의 고향 제주가 그에게 ‘프린스 오브 제주’(1998년)를 선사했다면 ‘해녀의 노래’(2013년 발표, 양방언 작곡, 현기영 작사)는 그가 오롯이 제주를 생각해 만든 작품이다.

한반도 변방의 제주 아버지는 조선적을, 최북단 신의주가 고향인 어머니는 한국 국적을 가져 태어날 때부터 분단의 현실을 마주해온 그는 5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총련계 학교를 졸업하고 의사가 된 그가 가슴에 품었던 음악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의사생활을 접은 건 25살 즈음.

그리고 지난해 한국과 일본에서 ‘양방언 20주년 콘서트 유토피아’를 가졌다. 솔로 데뷔 20년, 그의 짧지 않은 음악 여정을 돌아본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늘 꼬리표처럼 던져지는 ‘자이니치’, ‘재일동포’에 대해 질문에 “아주 민감하고 어려운 문제”라고 운을 뗀 그는 “음악으로 평가해주길 바란다. 양방언이 하려는 음악이 중요하지, 제가 태어난 배경이나 역사적 부분들, 또 그걸 개인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 맞는가에 대해 생각해보곤 한다”고 말했다. 이달 말 제주에서 열리는 제주페스티벌을 ‘아시아의 축제’로 만들고 싶다는 그는 페스티벌 홍보를 위해 지난 6월 서울 신촌 길거리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등 난생 처음 버스킹 공연을 펼쳐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아버지의 고향 한림읍 협재 앞바다에서 꼭 공연을 하겠다는 작은 소망도 전했다.

▲이달 25~26일 이틀간 열리는 제주페스티벌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제주에서 연주를 하고 공연한 음악가 중에 결과가 좋지 않은 분들이 단 한 명도 없다. 좋은 자연환경에서 음악을 하면 기분이 안 좋을 수가 없다. 제가 그랬다. 특히 2013년 제주판타지를 경험하면서, 무대를 만들게 됐다. 많은 뮤지션들이 함께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해녀의 노래’를 만들었고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에 등재됐다.

-그간 ‘해녀의 노래’는 ‘동경행진곡’의 선율을 딴 것이어서, 일본 군가 같았다. 그게 왜 해녀의 노래가 됐는지 충격이었고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 새로 만든 ‘해녀의 노래’가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2013년 제주판타지 공연 때 이 노래를 초연했다. 제주도립교향악단이 반주하고 해녀분들 25명이 합창단을 구성해 노래를 불렀고, 그것도 정말 신선했다. 그렇게 제주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좋았다. 제주도를 위하는 일이 된 것 같아 더 기뻤다.

▲제주페스티벌을 아시아축제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는데.

-제주페스티벌은 우선 제주를 위한 축제여야 한다. 안타깝게도 제주에 뿌리내린 음악축제가 아직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했었다. 제주사람들, 한국이나 일본, 외국인들에게 제주의 매력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이 있고 실제 제주에서 함께 공연해본 많은 뮤지션들이, 국적을 막론하고 모두 ‘좋다’고 한다. 일본에서 큰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분들도 제주페스티벌을 보고 감탄한다. 많은 뮤지션들이 ‘제주페스티벌에 함께하고 싶다’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국내 뮤지션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제주페스티벌에 참여해 제주 브랜드가 올라갔으면 좋겠다.

▲평창올림픽 음악감독을 맡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메시지를 담을 예정인가.

-소치에서 평창을 알리는 음악감독을 했던 것이 계기가 됐던 것 같다. 세계적으로 최고란 평가를 받기 위해 많은 감독님들과 고민하고 준바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직 말할 수 없다. (웃음)

▲많은 분들이 ‘크로스오버’ 뮤지션이라고 평가한다.

-‘모든 장르를 다 잘 할 수 있다’는 바보같은 말로 해석하지 않았으면 한다. 몸이 무거우면 산을 올라갈 수 없다. 가벼워야 정상에 오를 수 있고 다른 산들이 보인다. ‘다른 산꼭대기를 가볼까’하는 생각을 하며 음악을 한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무대에서는 함께하는 이들, 관객들과 함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제주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제주에 갈 때마다 많은 영감을 얻는다. 공항에서 도착하는 순간, 맑은 제주의 공기를 마시며 느끼는 감정들이 있다. 늘 자극을 주는 제주를 항상 그리워한다. 제주도민과 제주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연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제주페스티벌을 통해 특별한 인연을 많이 만들고 싶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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