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제주 사회경제상 연구 ‘진일보’
조선후기 제주 사회경제상 연구 ‘진일보’
  • 신정익 기자
  • 승인 2017.08.03 15: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학연구센터, ‘승정원일기 제주기사Ⅰ-효종대’ 번역 출간…관리행적 등 수록
세공마 현황과 감귤 등 특산물 진상도 실려
'승정원일기 제주기사Ⅰ-효종대'편 표지

[제주일보=신정익 기자] 조선후기 제주 목민관과 사회경제상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승정원일기’의 제주관련 기사를 번역한 책이 출간돼 주목을 받고 있다.

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센터장 박찬식)는 제주역사 편찬사업의 하나로 역점적으로 추진한 ‘승정원일기 제주기사(Ⅰ)-효종대’편을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

‘승정원일기’는 조선시대 왕명 출납을 담당했던 승정원에서 왕에게 올리는 모든 문서와 왕이 신하들에게 내리는 모든 문서, 왕과 신하들의 토론 내용 등을 담은 일기체 기록이다.

국왕의 동정과 국정운영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어서 1999년 국보 제303호로 지정된 데 이어 200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제주학연구센터는 지난해부터 ‘승정원일기’의 제주기사를 연차적으로 번역하는 사업에 착수해 첫 성과물로 이번에 효종대(1649~1659년) 기록을 번역해 책으로 펴냈다.

‘효종대’ 제주기사에는 제주목사를 비롯해 삼읍 수령과 관련된 기사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제주목사와 정의현감, 대정현감 등의 관직 제수와 수령 교체, 징계 청원이 주를 이루고 있다.

효종이 즉위한 1649년 8월 17일 대사간 이지항 등은 “전 제주목사 김여수는 일찍이 탐학을 멋대로 하고 불법을 저질러 대간의 탄핵을 받고도 거의 징계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방자함이 더욱 심하다”며 처단해 일벌백계로 삼아야 한다고 장계를 올린 기록이 있다.

이 자료집에는 또 제주에서 매년 진상하는 세공마와 진상마의 마필 수를 상세히 담은 마정(馬政)에 대한 기록도 50건이나 소개됐다.

마정에 대한 기록은 ‘조선왕조실록’에는 단 한 건도 수록되지 않아 ‘승정원일기’가 제주 마정 연구에 소중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감귤 등 제주특산물에 대한 진상 기사 역시 ‘조선왕조실록’에는 없지만 ‘승정원일기’에는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이번 번역 자료집에 소개된 제주관련 기사는 158건이다. 같은 시기 ‘조선왕조실록’의 39건에 견주면 상당히 많은 편이다. 그만큼 당시 제주의 목민관의 행적과 사회경제상을 연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자료들이 수록됐다.

제주학연구센터 박찬식 센터장은 “앞으로 ‘승정원일기’ 제주기사를 모두 수집해 원문과 한글 역주, 주석을 보강하고 왕대별로 묶어 책자로 발간할 계획”이라며 “자료는 제주학아카이브(www.jst.re.kr)에 탑재해 도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정익 기자  chejugod@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