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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관광상품 질적 향상 위해선 행정의 새로운 관점 필요”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제주일보 | 승인 2017.08.02
① 올 여름 아직까지는 풍작이 예상되는 참깨농사. 태풍이 변수다. ② ③ 지난달 22~23일 대전광역시에서 열린 제4회 고향마실 페스티벌. 농촌을 생각하는 충남, 대전, 세종이 부럽다.

[제주일보] 제5호 태풍 ‘노루’가 제주도에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 크고 작은 태풍이 수없이 제주를 할퀴고 지나갔고 많은 아픔들이 흔적을 남겼지만 제주인은 슬기롭게 역경들을 극복했다.

올 여름은 예년과 달리 무더위가 심해 우리를 힘들게 한다. 벌써 열대야가 시작된 지 한 달 여가 넘은 것 같다. 필자도 농촌에 귀촌한지 21년차를 맞고 있지만 이렇게 폭염이 지속됐던 여름은 경험하지 못했던 것 같다.

지난달 22일과 23일 이틀간 대전광역시 무역전시관에서 열린 ‘고향마실’행사에 주최 측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참관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충청남도에 있는 농촌체험휴양마을들이 마을의 체험상품과 특산물 그리고 가공 상품들을 전시하고 홍보하는 장이다.

대도시 주민(대전·세종 등)들을 소비자 타깃으로 해 체험마을을 직접 홍보하고 농촌체험에 대한 수요를 자극하고 방문 체험에 대한 마케팅 효과를 높이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도시 소비자에게 농촌체험상품의 가치를 알리고 더 나아가 체험마을 방문 연계를 통한 농가 소득 창출을 꾀하고 있다.

해마다 이 행사에 초청받아 참관하고 있지만 그때마다 느끼는 배 아픔과 부러움으로 인해 제주도의 현실을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쓴 웃음이 배어 나온다.

행사가 시작되면 충남도지사와 대전광역시장, 세종특별시장 그리고 각 광역단체 의회장, 3대 광역단체 교육감들이 거의 반나절 이상 행사장 안에 머무른다. 이들은 지역 주민들과 교감과 소통을 하며 발전적인 토론을 진행한다.

제주도도 필자가 속한 단체에서 올해로 세 번째 맞는 농어촌체험페스티벌을 진행한다. 하지만 적어도 단체장들의 관심에 있어서는 극명한 비교가 될 수밖에 없음은 우리의 역량이 부족해서 일까?

물론 각 광역단체마다 행정력이 집중되는 산업에서 차이를 들 수 있다. 충청남도는 행정의 핵심 키워드가 ‘삼농정책’일 정도로 농업·농촌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관광산업이 제1산업인 제주도가 농업·농촌에 관심과 배려가 상대적으로 적을 순 있으나 우리 민족의 핵심 정체성인 농업·농촌에 대한 폄하된 행정의 관점은 큰 우려로 돌아갈 것이다. 제주도의 관광상품의 질적 향상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행정의 방향이 새로운 관점을 가져야만 연착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앞서 언급한 충청남도의 경우 농촌마을 담당 서기관은 거의 10년 가까이 농촌마을사업을 담당하고 있었다. 이미 행정은 농촌마을의 전문가가 돼 있다. 자연스럽게 그 안에서 승진이 되고 업무에 대한 자부심이 형성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더불어서 행정은 농촌체험마을들의 허와 실, 가능성과 부족함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충청남도가 전국의 다른 광역단체보다 다수의 스타마을들을 보유할 수 있는 힘이 여기에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전체 행사 예산 또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제주도가 농촌체험페스티벌에 지원하는 규모에 거의 세배 반 정도가 지원되고 있었고 많은 마을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참여 마을에 일정 부분 체험재료비도 지원되고 있다. 제주도와는 너무나도 먼 사례인 것 같다.

지난 주말 제주도와 양 행정시에서는 하반기 인사가 있었다. 많은 베테랑 행정전문가들이 2선으로 물러서거나 퇴직하면서 후진에게 길을 열어 줬다고 한다.

행정의 소비자는 제주도민이다. 우리 인간사에서 행해지는 거의 대부분의 모든 행위들은 소비자 만족도의 극대화를 위해 행해진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 가운데에도 소비자에게 외면당하는 순간 도산의 길을 걷게 되는 기업들이 있다.

행정도 비즈니스가 돼야 한다. 아직도 ‘갑질’을 하고자 하는 공직자가 조직 안에 남아 있다면 그 조직은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고 할 만큼 조직 안에서의 인사는 성공과 실패를 가름할 수 있는 절대적인 가치이다. 필자는 농촌공동체의 활성화와 농촌체험관광에 10여 년 이상 진력을 다해서 힘써오고 있다. 언젠가는 우리 농촌의 가치가 도시소비자들에게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의 원천이 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하지만 제주도정과 행정시의 인사가 발표될 때마다 “내가 왜 이런 활동을 하고 있지?”라는 비애감이 들곤 한다. 오늘도 이 졸필을 쓰면서 나도 모르게 허한 가슴에 깊은 한숨과 눈에는 안개가 서린다. 우리 농촌마을들은 누구에게 의지해 마을공동체사업들을 진행해야 할 지 막막한 생각이 든다.

과거 제주도의 직제개편으로 마을발전과에서 균형발전과로 이름을 바꿨던 과가 이제는 지역공동체발전과가 됐다.

또 양 행정시의 마을만들기추진팀은 마을활력과로 그 명칭이 바뀌었다.

명칭이 달라진다고 속한 업무나 그 안에 있는 공직자들의 철학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제주시의 마을사업담당사무관(마을활력과장)의 경우 만 2년 6개월 사이에 다섯 명이 바뀌었다. 어느 누가 이해하겠는가? 퇴직을 앞둔 사무관이 잠시 머물러 가는 자리, 갓 승진한 사무관이 다른 보직을 명받기 전에 잠시 거쳐 가는 자리가 돼 버렸다. 적어도 마을사업은 일반적인 타 업무에 비해서 종합적인 행정력이 필요하다. 흔히 얘기하는 토목, 건설, 주택, 환경 등의 분야는 전문가들이 걸맞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마을사업은 다르다. 육아, 보육, 청소년, 노인, 인문, 문화, 예술, 디자인, 철학 등 가장 다양함을 담고 있어야 할 분야가 마을사업이다. 특히 농촌마을은 더더욱 그러하다. 제주도와 양 행정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가장 사소하게 보는 것 같아 그들의 행정력에 대한 신뢰가 서서히 무너지고 있음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적어도 마을사업은 타 부서와 달리 팩트를 중심으로 행정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이고 도전적이며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행해야 하는 것이다.

올해부터 마을사업담당이 공모제로 바뀌었다. 적어도 응모한 공무원들에 대한 심사 척도가 무엇인지, 어떠한 평가자들이 심사를 하는지 큰 의구심을 자아낸다. 강원도와 충청남도의 경우 마을사업행정전문가를 만들기 위해 적정 인사 배치가 이뤄진다. 그들의 인사 방향이 한없이 부러워진다.

부디 제주도와 양 행정시의 농촌마을사업 관련 보직을 받은 행정가들이 그들의 철학이 아닌 농촌마을의 철학을 행정과 연계해서 제대로 된 사업들을 만들어내는 행정전문가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농촌마을사업 관련 부서는 잠시 쉬어가는 휴게소가 아니기 때문에….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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