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 제주바다에 출현하는 골칫거리인 괭생이모자반이 중국에서 바다숲 복원을 위해 대량 양식한 해조류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괭생이모자반의 유입 경로와 원인 논란은 일단 잠재워졌다. 이제 생성(生成) 원인을 알고 그 유래를 파악했으니 정부와 제주도가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제주연구원 좌민석 책임 연구원은 해마다 제주해안에 밀려오는 괭생이모자반이 동중국해 저우산(舟山)군도 해역 86만6710㎡에서 양식 중 발생한 유조(流藻, 떨어져나온 해조류) 덩어리라고 발표했다. 괭생이모자반은 공기 주머니가 있어서 유실되면 부력을 갖고 해류를 따라 이동하는 해조류로, 치어들이 위집(蝟集, 한 곳에 모여드는 현상)된다. 이러한 괭생이모자반의 특성 때문에 이를 떠다니는 어초, 즉 부어초(浮魚礁)라고 한다.

저우산 군도는 어디인가. 중국 저장성 양쯔강 하구 동중국해의 400여 섬으로 이뤄진 중국의 다도해다. 제주도, 한반도 남부와 가깝고 양쪽을 이어주는 해류도 있어서 고대에서부터 한·중 문화 교류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왔던 곳이다. 이 중국 다도해는 또 중국 주요 어장으로써 그 중심에 있는 저우산 섬에는 중국 최대의 어시장인 선자먼(沈家門)이 있었다.

이 저우산 어장이 10여 년 전부터 황폐해져 고기씨가 마르자 중국은 이 어장을 복원하기 위해 2011년부터 ‘십이오(十二五 12차 5개년계획)’를 수립해 양식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괭생이모자반이다.

괭생이모자반을 키워 치어들을 살리고 어장을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이 괭생이모자반 계획이 얼마만큼 효과를 가져왔는지는 모르나 중국 측이 5개년 계획이 끝나서도 계속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우리로서는 이 괭생이모자반이 처치 곤란한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좌 연구원이 제시한 괭생이모자반 유입전, 연안 유입, 해안변 유입 등 3단계 대응 방안은 그동안 각계에서 제안됐던 방안과 그 골격은 같다.

우선 한·중 수산당국 장관급 회담을 통해 유입 방지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유엔의 ’광역해양생태계(LME)’ 관리 모델이 효과적일 것이다. 이미 한·중 간에 황해광역해양생태계 사업이 있는 만큼 이를 통해 월경성(越境性) 환경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의 노력만으로 풀기 어려운 괭생이모자반으로 인한 해양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그래도 밀려오는 괭생이모자반에 대해서는 청항선을 추가 배치하고 오일펜스 등을 설치하는 등 체계적인 유입 저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와 제주도는 중장기 연구계획을 수립, 괭생이모자반을 활용한 농업용 비료 대체제나 사료 개발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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