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제주도민회총연합회 환골탈태하라
재외제주도민회총연합회 환골탈태하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8.0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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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준 서울제주도민회자문위원.수필가/논설위원

[제주일보] “비 온 뒤 땅이 굳듯 더욱 단단해질 것입니다.” 7월 초 재외제주도민회총연합회(이하 연합회) 제12대 회장에 선출된 김창희 회장의 첫 인사말이다. 연합회는 표류하다 겨우 기항했다. 연합회는 ‘65만 재외제주인의 구심체로서 제주인의 역량을 모아 고향 발전에 큰 힘이 되자’고 늘 다짐한다.

연합회는 20년이 됐다. 연합회의 뿌리는 1977년 ‘재외제주도민회중앙회’다. 1996년 ‘재외제주도민협회’가 발족한 것이 연합회의 시초다. 2000년 ‘재외제주도민회 회장단’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2002년 ‘재외제주도민회총연합회’라 개칭하고 오늘에 이르렀다.

20여 년 동안 연합회장은 재외도민의 수, 도민회 상설 사무실 등을 고려해 서울 6명, 부산 3명 그리고 일본 1명(오찬익 회장) 등 당시 도민회장이 맡았다. 연합회는 국내 도민회(18개·53만), 해외(11개·12만) 등 28개 지역제주도민회로 구성됐다.

65만 재외제주도민을 대표하는 연합회는 역대회장(고문), 자문위원, 지역도민회장 등 70여 명의 집합체다. 연합회는 공익법인도 아닌 친목단체다.

회장은 임기 2년의 봉사자다. 회장을 추대하지 못하고 3년 전 총회에서 대의원 60명이 직선제를 채택해 제11대 연합회장을 선출했다. 정당한 절차였음에도 선거 후유증이 나타나 치유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갔다.

그러한 우려는 지난해 4월 11대 회장의 임기 만료 때 불거졌다. ‘회칙 일부 조항의 개정’ 문제로 끝내 후임 회장을 선출하지 못했다. 연합회 20년 史에 ‘회장직무대행체제’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그런 과정에서 일부 지역 회장들이 만나 또 다른 ‘재외제주도민회협의회’를 창립했다는 소식에 120만 제주인의 단합은 어디서 찾아야 할지 걱정했다.

지난해 10월 12대 회장 선출을 위한 임시 총회가 열렸다. 단독 출마한 어느 지역도민회 회장을 12대 연합회장으로 선출했다. 그러나 선출 과정에서 비합법성 등의 문제로 분란이 발생했다. 법원에 회장 선출의 정당성 여부를 제소하기에 이르렀다. 부끄러운 일이다.

연합회는 사람들이 떠나버린 농촌 폐가와 같았다. 제주도 당국은 지켜만 봤다. 친목단체에 개입을 꺼렸다. 늦게나마 5월 원로들이 나서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위기 속에서 현 서울제주도민회장을 제12대 연합회장에 선출(7월)한 것은 만시지탄이다. 그간 ‘재외도민희망포럼’이나 ‘글로벌 濟州人(제주인)’ 기고문에서 연합회가 주도적으로 담당해야 할 제안들이 있었다. 먼저 연합회 자체의 소통과 화합의 분위기가 선행돼야 한다. 김창희 신임회장이 약속했다.

국내 지역도민회는 현재 경기도는 안산, 군포, 수원, 평택, 안양, 경기동부 등 중소도시도민회가 활동한다. 타 시·도 중소 도시의 제주인들을 결집해 도민회를 결성하는 것도 검토할 과제다.

일부에서는 시·도 단위만을 주장한다. 나아가 동남아, 유럽 지역으로 확산해 해외도민회를 구성하는 일이야말로 현안이다. 세계 5대양 6대주를 망라하는 재외제주도민회 조직체를 만들자. 재외공관이나 한인회와의 연계를 통해서 꾸준히 노력하면 가능한 일이다.

해외제주도민회를 활용해 관광객 유치, 특산물 홍보, 향토방문사업을 전개하자. 후배 인재들의 세계적 안목을 넓히기 위한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도 연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현천욱 변호사). 그리고 재외제주인 역량 극대화를 위해 자율성과 전문성을 갖춘 ‘재외제주인재단’을 설립해야 한다(제주대학교 민기 교수). 같은 맥락이나 더 큰 제주발전을 위해 ‘재외제주도민 연구소’ 설립을 제안했다(제주국제대학교 강철준 교수). 이러한 구상들은 포럼에서 주제 발표로 끝나 후속 조치가 없으니 안타깝다.

이제 연합회는 65만 재외도민들의 역량을 결집하는 데 발전지향적인 구상을 내놓아야 한다. 경영학을 전공한 기업인 김창희 신임 회장에게 기업가적 정신(창의와 도전)을 기대한다. 재외제주도민회총연합회는 ‘환골탈태’ 해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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