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현대성 기자]“나눔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나눠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실천을 하지 못할 뿐이죠”
김형준 탑동365일의원 원장(50)은 나눔은 특별한 것이 아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부산에서 태어나 학창 시절부터 줄곧 서울에 살던 그는 대학 시절 친구와 함께 떠난 제주 여행에서 받은 따뜻한 나눔의 기억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었다.
김 원장은 “여행 경비가 다 떨어져 무작정 근처 민박집을 찾았는데, 주인장께서 사정을 듣고 잠자리를 내 주고 다음 날 옥돔 미역국까지 손수 끓여줬던 따뜻함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며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마치고 개원할 곳을 찾다 그 따뜻했던 추억으로 제주에 이주할 것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2001년 제주에 탑동365일 의원을 개원해 제주에 최초로 야간·휴일 진료 시스템을 도입했다. 당시 제주에는 종합병원 응급실 외에 야간에 진료하는 병·의원이 없었다.
김 원장은 “병원 개원 이후 나눔에 대한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었지만 사정이 조금 더 나아지면 해야지, 라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며 “2007년 어머니가 지병으로 돌아가신 후 본격적으로 나눔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2007년 제주지역의 한 사회복지시설에서 촉탁의 제의가 왔다”며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얼마 되지 않아 정신이 없었던 상황이었지만 이 때 봉사를 시작하지 않으면 계속 봉사를 미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제의를 수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2007년 이후 10년째 도내 사회복지시설에서 촉탁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2012년부터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이름을 딴 ‘봉희 장학금’을 만들어 도내 차상위계층, 대학생 등에 매년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또 지난해에는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기부하며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김 원장은 “제 능력이 닿는 한 주변 사람들을 최대한 도우며 살고 싶다”며 “제주, 나아가 우리나라가 사람들이 행복하고 따뜻한 세상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