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국가책임제, 차질없이 진행해야
치매 국가책임제, 차질없이 진행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7.2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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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새 정부가 내년부터 본격 시행하는 치매 국가책임제는 ‘치매지원센터 확대 설치’, ‘치매 안심병원 설립’, ‘노인 장기요양보험 본인부담 상한제 도입’, ‘치매 의료비 90% 건강보험 적용’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찾아가는 대통령’ 행사의 일환으로 치매환자와 치매환자 가족들을 만나 “치매 관련 본인 건강보험 부담율을 10% 이내로 확 낮추겠다”고 말했다. 또 “보험급여 대상이 되지 않는 진료도 다 대상이 되도록 전환하는 등 국가책임제를 실현하겠다”고 확인했다.

치매가 개인과 사회를 넘어 국가적 과제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제주도는 새 정부의 이 같은 국정운영계획에 따라 치매 안심병원 및 치매 안심센터 등에 대한 정부 부처와의 협의를 차질없이 진행해야 할 것이다.

제주도 노인 치매 유병률이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11.41%였다. 치매 유병률은 65세 이상 노인인구 중 치매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이 같은 사실은 치매 노인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는 뜻이다. 올해도 자체 집계한 추정치를 보면 치매 유병률이 더 높아져 12.13%로 나타났다고 한다. 현재 제주도내 치매 환자는 약 1만1000명에 이른다. 중앙치매센터의 추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노인 치매 유병률이 10.2%이고,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72만5000명이다.

우리나라 노인 100명 중 10명이 치매 환자인 셈인데 제주지역은 12명이 훨씬 넘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제주지역이 다른 지방보다 인구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때문으로 보인다.

치매 환자수는 2024년에는 전국적으로 100만명을, 2041년에는 2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진료비·간호비·보험료 지출 등 치매 관리 비용은 2015년 기준으로 13조2000억원에 이른다. 치매 환자 1인당 2033만원 꼴이다. 웬만한 가정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더구나 치매는 한 번 걸리면 호전되기 어렵다. 고령화 사회에서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지만 본인과 가족들이 겪는 고통이 너무 크다. 오죽하면 인간으로서 천륜을 저버리는 선택을 하거나 가족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가 그치지 않는가. 치매 환자 부양을 가족이 떠안아야 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비극은 계속될 것이다.

‘긴 병에 효자없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다. 정부와 제주도는 ‘치매 국가책임제’를 사회 분야 제1의 우선 정책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치매 검진에서부터 치료, 요양에 이르기까지 국가적 차원의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 치매는 나와 내 가족,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질병이다. 치매는 ‘부끄러운 병’이라는 그릇된 통념을 바로잡고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인식의 확산이 절실하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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