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차(車)와 '징벌적 불편'
기승전차(車)와 '징벌적 불편'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7.07.2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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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김현종 기자] 한동안 제주사회에서 ‘기승전땅’이란 말이 회자됐다. 사회현상이 반영된 조어로, 최근 부동산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다 보니, 모든 대화는 ‘땅’으로 끝난다는 뜻이다.

조만간 ‘기승전차(車)’란 신조어가 등장할지 모른다. 다음 달 26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제주사회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핵심은 버스노선 조정과 버스우선차로제 도입이다. 버스우선차로제는 버스에 최우선적 통행권을 부여한다. 승용차 운행을 억제하고 버스 이용을 유도하는 정책이다.

문제는 버스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일반 차량의 정체현상은 가중되는 점이다.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가 그랬듯이, 일부 도민 운전자들의 반발과 저항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좋은 정책도 도민 이해와 참여 없인 불가능한 만큼 행정당국은 승용차 운전자들이 버스우선차로제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일정부분 불편을 받아들이도록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버스우선차로제가 제주 도로환경과 맞지 않는 점을 감안한 촘촘한 정비도 절실하다. 이면도로를 드나드는 접속도로가 많아 버스우선차로제 실효성 확보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만큼 개선이 시급하다. 버스전용신호등과 P턴, L턴 등 새 교통시스템 홍보도 강화돼야 한다.

언필칭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놓고 도민사회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교통지옥 탈출을 위해 대대적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운전자들이 ‘징벌적 불편’을 느낀다면 제도 정착은 요원할 것이다.

도민 불편에 대한 완충(緩衝)에 성패가 달렸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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