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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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7.25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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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숙 서울가정법원 상담위원 / 숙명여대.가천대 외래교수

[제주일보] 오랜만에 만난 선배가 나를 보더니“ 와, 행복해 보인다.좋아 보이네!”라고 인사를 건네왔다. 사실 그 인사 때문에 더 행복해지려는 찰나였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는 길, 전철 창문에 비춘 나를 가만이 들여다 보며 선배 언니는 나의 어떤 모습에서 행복을 느꼈을까 가만이 생각해보았다. 입꼬리 올라가 미소짓는 모습이었을까? 그러다 문득 과연 행복이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보고자 한다.

행복에 대한 정의를 찾아보니 참으로 다양했다. 쾌락주의 관점에서 행복은 ‘개인이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유쾌한 상태’이다. 행복은 개개인이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스럽게 느끼는 주관적인 상태라는 생각인 듯 하다. 자기 실현적 관점에서는 ‘개인의 잠재적 가능성을 충분히 발현하는 것’이다. 성격적으로 장점인 것을 충분히 계발하고 발휘함으로써 인생의 중요한 영역에서 의미 있는 삶을 구현하는 것이 행복이라는 생각인 듯 하다. 쾌락주의 관점에슨 웰빙, 행복, 삶의 만족도, 몰입경험, 긍정적인 정서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자기 실현적 관점에서는 지혜, 인간미, 용기, 절제, 정의, 초월에 초점을 둔다.

21세기로 접어들면서 행복에 대해 과학적인 연구방법론을 적용하여 연구를 하기 시작하였는데 그 결과로 긍정심리학이라는 분야가 탄생한다. 이는 인간 마음의 긍정적인 측면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심리학이다,

긍정심리학에서는 행복은 더 이상 변화가 힘들다는 인식이 아니라 스스로 얼마든지 현실을 바꾸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삶의 환경이나 조건의 차이가 행복의 수준을 좌우하는지에 대한 연구도 있다 건강한지, 건강하지 못한지? 부유한지, 가난한지? 아름다운지, 수수한지? 결혼했는지, 이혼했는지? 와 같은 여건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력은 10%에 불과했다. 16개국에서 조사한 결과, 결혼한 사람들의 23%와 미혼인 사람들의 21%가 자신들이 매우 행복하다고 응답했다. 이 연구결과를 보고한 학자는 ‘삶의 환경이 행복의 열쇠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스스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큰 힘을 얻는다’고 하였다.

행복한 사람들의 행동 특징을 연구한 결과로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발견하기도 하였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고 즐긴다.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해 감사한다.

▲동료나 낯선 사람에게 맨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미래를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삶의 즐거움을 음미하며 현재의 순간에 충실해지려고 노력한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평생에 걸쳐 지속할 수 있는 목표와 포부에 깊이 헌신한다.

▲스트레스와 슬픔, 시련에 대처할 때 균형을 잃지 않으며 단호하다.

행복의 공식이라는 책을 쓴 슈테판 클라인은 행복에 대한 방대한 연구를 하였는데 행복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되면서 예전보다 운동을 더 많이 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고 한다. 운동은

첫째, 운동을 꾸준히 하다보면 스스로 자신의 몸과 건강을 조절하고 있다고 느끼게 되면서 자신이 가치있고 능력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게 된다. 둘째, 운동을 하는 순간에는 근심이나 생각을 반추하는 것을 몰아내서 긍정적인 기분으로 전환시켜줄 뿐만 아니라 몰입 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여주기 때문에 일상으로부터 휴식으로 작용한다. 셋째, 다른사람들과 함께 운동을 하면 사회적인 접촉의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사회적이 지원이 확대되고 우정이 돈독해지면서 외로움과 고립감에서 벗어나게 된다. 넷째, 운동을 하면 심혈관계의 지구력이 좋아지고 유연성과 힘이 증가된다. 이때 우울증의 치료약인 프로작의 효과와 유사한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을 분비 하게 해준다.

이렇듯 행복과 운동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운동은 또한 수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활발한 운동과 편안한 잠의 조화는 행복의 지름길이다.

나이와 행복을 함께 연구한 결과도 있다. 외국의 경우 <미국 타임스>의 기사에서 2008년 18세에서 85세까지 약 34만명에게 주관적인 행복도를 물어보았떠니 사십대 까지는 계속 행복도가 떨어지다가 오십부터는 나이를 먹을수록 행복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85세가 되면 18세때보다 자신에 대한 만족감이 크다고 했다. 즉각적으로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도 22세때 최고조 였다가 점점 떨어지고 걱정도 50세가 지나면 점점 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노도 18세가 최고조 였따가 점점 감소하였다. 이 결과를 보면 미국인은 나이가 먹을수록 점점 행복해진다고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에서 나이와 행복과 관련된 연구에서는 2005년 글로벌 리서치에 의하면 이십대의 행복지수가 70.6으로 가장 높고 나이가 들수록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2008년 지속가능 사회를 위한 경제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여자의 경우 삼십대의 행복지수가 가장 높고, 남자는 이십대 이하가 가장 높으며, 나이가 들수록 떨어지는 추이를 보였다. 한국인은 대체로 나이가 들수록 행복도도 감소한다는 결과가 많은 듯 하다.

나이가 들어 행복을 원한다면 얼마나 내면이 평화로운지, 얼마나 자신에게 충실한지, 얼마나 내 배우자를 사랑하는지, 자녀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과 얼마나 속깊은 대화를 나누는지 와 같이 통계치로는 가늠할 수 없는 주관적인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살아 있다는 그 자체로 행복인 듯 하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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