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근로환경개선 지원해야
중소기업의 근로환경개선 지원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7.25 18: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 제주지역 중소 제조업체의 인력난이 심각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더구나 제주지역의 인력난은 만성(慢性)이 돼 지속적으로 중소 제조업체를 옥죄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제주지역본부가 도내 337개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인력 수급 현황을 조사한 결과 54.1%가 현재 인력부족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역 취업시장은 현재 구인난과 구직난이 공존하는 심각한 왜곡현상을 보이고 있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취업난 속에서 한 쪽에서는 이렇게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다. 공무원과 공공기관 등 공공부문과 대기업에는 사람이 몰리고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어 아우성이다. 제주시나 서귀포시의 도서관에는 공시족들로 가득한데 중소기업들은 그만큼 인력 부족을 호소한다.

정부나 제주도는 공공부문 일자리를 크게 늘리는 등 청년 고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효과는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도록 해야 한다. 정부나 지자체가 직접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고, 그런 일자리는 결국 재정의 기회 비용을 유발한다. 좋은 일자리는 민간에서 경제활동으로 창출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답은 명백하다. 가장 유효한 일자리 대책은 구인난을 겪고 있는 제주지역 중소기업들을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곳으로 탈바꿈 하도록 하는 데 모아져야 한다. 연봉은 차치하고서라도 우선 중소기업의 근무환경을 대폭 개선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중소기업들은 대개 근무조건·연봉·복리후생 등 근로 환경이 열악하다. 눈이 높아진 젊은이들이 문화 복지 편의시설과 지원시설이 부족한 환경에서 일하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더욱이 들쭉날쭉한 출·퇴근 시간 등 제반 근로 여건도 좋지 않다. 대기업보다 임금이 50% 수준인데다가 안정성은 공공기관보다 떨어진다. 결국 구인난은 중소기업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얘기로 귀결된다.

이번 조사에서도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중소기업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근무기피’가 36.1%로 우선 꼽았다. 어떤 기업이라도 ‘열정만 있으면 못할 게 뭐가 있나’라는 말은 옛말이다. 사실 제주지역 중소기업을 보면 경영의 투명성, 직원의 성장 가능성, 오너들의 근로자에 대한 인식 등 기업 스스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청년들에게 회사의 발전이 곧 나의 발전이라는 공통 비전을 보여줄 때 구인난은 저절로 해소될 것이다. 정부와 제주도는 중소기업의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 등을 통해 근무환경 개선을 지원해야 한다. 열악한 근무환경을 바꿔야 청년들이 제주지역 중소 업체에서 일하게 되고, 나아가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면 근로자들이 일하고 싶은 기업, 기업하기 좋은 제주도가 될 수 있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