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이 뭐예요?
비전이 뭐예요?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7.24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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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효실 제라한HRD연구소 비지니스 매너강사/논설위원

[제주일보] 최근 주변에서 자주 듣는 단어 중의 하나가 비전이라는 말이다.

‘너는 비전이 뭐니?’, ‘그 애는 비전이 없어서 안 돼’, ‘지역사회의 비전을 명확히 해야 한다’, ‘회사의 비전을 생각해야 한다’ 등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런데 이런 말들에 공통적으로 쓰이고 있는 비전이라는 단어의 뜻은 각각 달라 보인다. ‘그 애는 비전이 없다’는 말은 아마 장래성이 없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것일 텐데 이를 그대로 적용하면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은 장래성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 된다. 어색하다.

이럴 때는 찾아보는 게 왕도다. 우리에게는 인터넷이 있다. 나는 인터넷이야말로 오늘날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생각한다.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도 순식간에 알 수 있고, 맛있는 음식점이 어디에 있는지도 금세 알 수 있으니 요즘 인터넷은 생활필수품이다.

무엇보다 모르는 것, 궁금한 것을 쉽게 해결해 주니 나는 인터넷이 좋다. 물론 그로 인한 폐해도 없지 않겠지만 말이다. 중독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그건 그렇고, 스마트폰을 켜고 인터넷 국어사전에서 비전이라는 단어를 찾아봤다. ‘내다보이는 장래의 상황’이라고 뜻풀이가 돼 있다.

적용하면 ‘그 애는 내다보이는 장래의 상황이 없어’, ‘지역 사회의 내다보이는 장래의 상황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 역시 어색하다.

다시 인터넷을 뒤졌다. 여기저기 헤매며 찾아 보다 가장 그럴듯한 의미를 찾았다. 경영학에서 사용하는 비전이라는 단어다. ‘미래에 되고자 하는 바람직한 모습’이란다. 여기서 미래는 5년, 10년, 30년 등으로 지정하고 그 때 어떤 모습이고 싶은지를 말하는 것이란다. 아하! 원래는 이런 뜻이었는데 여러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모양이다.

이 뜻에 비춰 다시 생각해 보면 ‘그 애는 비전이 없다’는 말은 앞으로 5년 후 혹은 10년 후에 어떤 모습이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가 분명하지 않다는 말이다.

‘너는 비전이 무엇이냐’는 말은 미래의 어느 시점에 어떤 모습으로 있고 싶은가를 묻는 것이다. 이제 뜻이 통한다. 내친김에 더 찾아 봤다. 비전의 중요성을 강조한 좋은 말들이 많다. 헬렌 켈러의 말이 가장 인상 깊다.

헬렌 켈러는 눈이 안 보이는 장애를 딛고 여성의 인권과 반전 운동 등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우리나라 교과서에도 등장한다. 그는 ‘장님으로 태어난 것보다 못한 건 무엇이겠느냐’는 질문에 “시력은 있지만, 비전은 없는 것이겠지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눈이 안 보이는 것보다 비전이 없는 사람이 더 가엾다는 말이다. 비전이 있어야 그걸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수 있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으니 비전을 올바로,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진다. 내 10년 후의 비전은 뭐지?

하루를 살기 바쁜 우리에게 비전은 먼 나라 얘기일까? 뜬 구름 잡는 이야기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저축을 하더라도 막연히 저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저축을 한다면 더 열심히 저축을 하게 된다.

무턱대고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비전을 세워 두고 공부를 하면 그 방법과 질이 달라진다. 불필요한 일로 낭비하는 시간도 줄여준다. 일을 열심히 하게 만들어 주는 원동력이 된다. 거창하지 않더라도 저마다의 비전을 가짐으로써 삶을 더욱 값지게 만들 수 있다.

그러고 보니 비전에 대해 이런 명언도 있었다.

“지도자는 사람들이 비전을 볼 수 있게끔 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생활화하고 호흡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세계적인 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Company·GE)을 회생시킨 유명한 경영자 잭 웰치의 말이다.

우리 사회의 지도자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생각하는 비전은 뭐예요?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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