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저염분수 비상령 준비해야 할 때
8월 저염분수 비상령 준비해야 할 때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7.1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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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중국 양쯔강 하류 다퉁(大通) 지역의 하천수 유출량을 모니터링한 결과 지난 6일 오전 8시 현재 초당 유출량이 7만t을 넘어섰다고 한다. 6월 중순부터 중국 남부지방에 내린 집중 호우로 양쯔강이 범람한 때문이다. 양쯔강에서 바다로 유출되는 담수는 연평균 이 시기에 초당 5만~5만5000t 정도다.

그러나 이 유출량이 6만t을 넘어설 경우 담수가 바닷물에 과도하게 유입돼 양쯔강 하류 동중국해는 염분이 낮은 저염분수 현상이 발생한다. 쉽게 말해 6일부터 유출량이 7만t을 넘었다는 말은 저염분수 현상이 이미 동중국해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 저염분수는 여름철 쿠루시오 난류를 타고 고수온(高水溫) 저염분 물덩어리가 돼 하루에 9~13㎞ 속도로 제주도 근해로 이동한다. 이런 물덩어리들은 그 두께가 작게는 25m, 크게는 50m에 달하고 해수면에서 10m 깊이까지 분포한다.

중국 양쯔강 하구에서 제주도까지 거리는 약 500㎞다. 별다른 사정 변화가 없는 한 올 여름 제주도 연안에 닥칠 것이다. 이 고수온 저염분수가 마을 어장에 유입되면 소라·전복과 같은 이동력이 떨어지는 저서생물들은 삼투압 조절 능력이 떨어져 대량 폐사된다. 양식어류는 산소 부족으로 폐사하게 된다.

여름철 산란을 마친 수산 생물들은 활력이 매우 저하된 상태로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 1996년도에도 저염분수가 제주서부 연안 마을 어장에 유입돼 소라·전복 등 총 184t이 폐사해 약 60억원의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제주도는 해양수산연구원과 함께 저염분수 종합대책반을 풀 가동해야 한다. 지금같은 상황이라면 8월 초에는 이 저염분수가 제주도 연안 10마일(16㎞) 해상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 제주연안에서 30~40마일까지 해역에 대해 수온염분관측기(CTD) 조사를 매일 실시함으로써 향후 마을 공동어장과 제주양식수산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일단 연안 10마일까지 수온 27도 이상, 염분농도 28psu 이하 물덩어리가 유입됐을 경우 막바로 ‘고수온 저염분수 비상령’을 내려야 한다. 마을 어촌계별로는 공동 어장의 예찰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소라·전복 등 수산생물의 생육상태를 조사해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 저염분수가 공동 어장과 양식장에 유입되고 머무르는 날이 3일이 넘어가면 소라·전복과 양식 어종들을 옮기거나 포획토록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름철 고수온 저염분수는 우리 도민들이 이겨내야할 또 하나의 자연재해가 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대책이라는 게 이런 사후 대책 이외에 없어 보인다. 따라서 저염분수 이동경로를 모니터링 하고 수치화해서 어민들과 협의를 갖고 향후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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