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과 김석범
윤이상과 김석범
  • 변경혜 기자
  • 승인 2017.07.0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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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변경혜 기자]  G20정상회담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에서 6개월간 이상 먹통이 된 외교공백을 극복하기 위해 메르켈 총리와 첫 만남을 갖는 사이 김정숙 여사의 첫 일정은 故 윤이상 선생의 묘소참배였다.

선생의 고향인 통영에서 어렵게 공수해온 동백나무를 선생이 잠든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심기도 했다.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 조국과 통영의 마음을 이곳에 납깁니다’라는 메시지도 함께 남겼다. 1995년 세상을 떠난 세계적 음악가 윤이상, 선생은 생전 ‘현존하는 유럽 5대 작곡가’로 꼽혔고 뉴욕 브루클린 음악원 교수들은 ‘사상 최고의 음악가 44인’에 그의 이름을 올렸다. 44인중 20세기 작곡가는 선생과 단 4명뿐이다.

분단의 시대, 독일 유학생시절이던 선생은 자신의 오랜 벗을 만나고 우리민족의 이상을 동물로 형상화한 ‘사신도’를 보기위해 북한으로 갔다가 1967년 동백림(동베를린) 간첩단사건으로 연류돼 사형선고를 받기도 했었다. 함께 고초를 겪은 이가 화가 이응노, 시인 천상병 등이었다.

훗날 이 동백림사건은 조작된 사건으로 밝혀졌지만 살아생전 오직 조국에서만 외면당한 천재음악가는 쓸쓸히 이국에서 생을 마감했다.

영부인으로선 처음으로 윤이상 선생의 묘소를 참배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1회 제주4·3평화상을 수상한 김석범 선생이 떠올랐다. 90이 넘은 노작가, 그가 평생 천착해 온 4·3을 집대성한 대하소설 ‘화산도’의 완역판의 국내출간을 축하기 위해 지난 2015년 동국대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선생은 끝내 참석하지 못했다. 1957년 일본에서 펴낸 최초의 4·3소설 ‘까마귀’를 비롯 그의 문학은 재일조선인문학이라는 영역을 구축하며 일본문학사에서도 상당한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윤이상, 김석범은 오직 고국에서만 외면당하고 있다. 분단과 제주4·3, 공통점은 너무 아프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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