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흥정과 웃음이 가득…“추억을 함께 나눠요”
즐거운 흥정과 웃음이 가득…“추억을 함께 나눠요”
  • 송현아 기자
  • 승인 2017.07.06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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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톡-제주시 기적의도서관 ‘북작북작 재사용 장터’
지난달 24일 제주시 기적의도서관 잔디마당에서 '북작북작 재사용 장터'가 열렸다.

[제주일보=송현아 기자] “새것도 아니고 때도 탔지만, 제 추억이 깃든 소중한 것이에요.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물건이길 바래요.”

최근 도내에서는 어린이들의 환경오염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아 자연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미래 환경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이 펼쳐지고 있다.

제주시 기적의도서관은 아이들이 사용해온, 그러나 현재는 쓰지 않는 물품들을 다시 되팔아 재사용의 가치를 알아가고 환경 보호에 직접 참여해보는 ‘북작북작 재사용 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북작북작 재사용 장터’는 아이들과 부모가 직접 셀러로 참여해 최대 3000원까지 가격을 매기고 물품을 팔거나 물물교환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지난 4월부터 시작한 장터는 오는 11월까지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 제주시 기적의도서관 잔디마당에서 열린다.

도서관 한켠에는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쓰레기 분리수거 방법을 알려주는 ‘환경교육 ZONE’도 마련돼 있다.

# 이날 장터에서는
지난달 24일 제주시 기적의도서관에서 펼쳐진 ‘북작북작 재사용 장터’에서는 가격 흥정에 나선 아이들의 해맑은 목소리와 함께 알록달록하고 아기자기한 물품들이 이목을 사로잡았다.

장터를 준비하는 북적거리는 소리에 지역주민과 도서관을 이용하던 아이들은 장터가 열리기도 전에 괜찮은 물건이 있는지 탐색하며 기웃거리기도 했다.

이날 장터에서는 총 7개 팀이 참여해 각자 집에서 가지고 온 책과 옷, 필기도구, 가방, 장난감 등을 돗자리 위에 차곡차곡 정리해 펼쳐 놓았다. 참가자들은 큼직한 글씨로 쓴 100원, 500원, 1000원 등의 다양한 가격표를 물건 위에 올려놓았다. 일부 아이들은 원하는 물품을 사기 위해 어른 못지 않게 가격을 흥정하며 ‘기 싸움’을 벌이기도 해 주변에 웃음을 자아냈다. 셀러로 나선 학생들은 1000원이라고 써놓은 물품을 보고 “그거 새거야~! 2000원으로 올려”하며 티격 거리기도 했다.

장터에는 손 때 묻은 물건들도 있었지만 참가자 몇 팀은 새 물건도 판매대에 올려놔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장터가 본격적으로 열리자 구경 온 지역 주민들은 서로 점찍은 물건을 사기위해 흥정에 나섰다. 참가자들은 “1개는 1000원인데 2개 사면 1500원에 해줄게요”라며 시장상인들을 흉내 내며 구경 온 주민들을 유혹하기도 했다.

한 학생은 꼬마삼남매가 연 장터를 찾아 900원짜리 장난감을 사며 1000원을 내밀며 “잔돈은 괜찮아요”라고 말하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 소중한 물건 나눠써요
제주시 조천읍에서 가족과 함께 온 김유정양(교래분교장 4)은 “장터에서 지갑, 볼펜, 큐브장난감, 강아지 인형 등을 샀다”며 “누가 쓰던 물건이라 찝찝할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깨끗하고 저렴하게 구입해 좋다”고 말했다. 김양은 “다음에 장터에 참가 신청해 집에 있는 물건들을 팔아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라중학교 동아리 ‘ADRF(아프리카 아시아 난민교육후원회)’에서 활동 중인 3학년 문유빈양은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아프리카 애들을 도와주기 위해 참가하게 됐다”며 “수익금은 아프리카 난민들에게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남매를 데리고 장터에 참여한 고훈정씨(37·제주시 일도2동)는 “아이들에게 ‘1000원이 크고 500원이 작다’라는 기본적인 경제적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참여했는데 아직은 어린애들이라 이해하는데 어려워하는 것 같다”며 “오히려 이번 장터를 준비하는 과정에 아이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며 물건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분리수거가 뭐예요?
장터 입구는 쓰레기 분리수거의 의미를 알려주고자 ‘환경교육 ZONE’이 마련됐다.

이날 환경교육 ZONE은 도서관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분리수거를 하면 갓 튀긴 고소한 팝콘을 나눠줘 어린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장터에 셀러로 참가한 김근희양(인화초 2)은 “분리수거라는 의미를 잘 몰랐는데 장터에 참여하면서 뜻을 알게 됐다”며 “다음에 쓰레기를 버릴 때 꼭 분리수거해서 버릴 거예요”라고 말했다.

기적의도서관 관계자는 “이전의 환경교육 ZONE은 분리수거를 하는 체험으로만 진행해서 어린이들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이번에는 방식을 바꿔 좀 더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진행했다”고 밝혔다.
 
#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
제주시 기적의도서관에서는 ‘북작북작 재사용 장터’ 뿐만 아니라 영유아부터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책나라 어린이 프로그램’은 주말 기간 동안 어린이들의 즐거운 독서활동을 독려하고자 초등 1~6학년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북스타트’는 영유아들에게 출생과 동시에 그림책을 나눠주고 책과 함께 놀게 함으로써 정서발달 및 조기독서습관 함양을 위해 매주 화요일 운영되고 있다.

송현아 기자  sha@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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