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 아침에 등교를 하기 위해서는 크고 작은 골목을 4번 지난다. 4곳 모두 도로명도 다르고 옹기종기 모인 집들의 모양이나 상가 등의 위치도 제각각이지만 한 가지 똑같은 풍경이 있다.
바로 빈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게 주차돼 있는 차량들의 모습이다. 심지어 빈 곳이 있다 싶으면 얼마 후 자신들의 차량을 세우기 위해 물통이나 화분을 둬 ‘자기 땅’이라고 영역을 표시해 둔 곳이다.
동네 공터를 활용한 주차장이 생기고 있고 자신의 집 울타리를 허물어 주차장을 지으면 지원해 준다든지 차고지증명제 등이 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가구 수보다 많은 차량들 때문에 특히 어른들의 퇴근 시간대가 되면 주차공간을 잡으려고 식구들까지 총동원 되는 모습을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얼마 전 가족과 함께 방문한 일본은 우리나라와 다른 것들이 많았지만 눈에 띄게 대조되는 풍경은 주차문화였다. 내가 방문한 후쿠오카, 규슈 지역 마을의 골목 골목에는 불법주차된 차들이 단 한 대도 없었다. 집집마다 마당 한 쪽에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었고 물론 차량들도 모두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일본 대부분의 차들은 경차가 많았다. 가는 곳곳마다 유료 주차장도 많아 어느 곳에서나 차량을 세울 수 있도록 했다. 하루 최대 주차요금도 6000원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제주도만이라도 주차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 좋은 해결책이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자기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이 빠르고 편리하긴 하지만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굳이 유지비가 비싼 자가용을 가지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하루 빨리 그런 날이 왔으면 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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