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성화 고교, "변화는 진화입니다"
제주특성화 고교, "변화는 진화입니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7.0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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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지역 특성화 고교가 교육과정 운영을 지역사회의 산업수요 맞춤형으로 재편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우리는 제주지역 특성화 고교들의 이러한 변화와 자구 노력들이 언젠가 결실을 볼 것이라고 믿는다. 그동안 특성화 고교의 교육과정 운영이 지역사회의 산업수요와는 별개로 돌아가는 느낌이 적지 않았다.

이번에 제주여상(교장 김선희)이 폐과한 디지털콘텐츠과나 중문고(교장 김남수)가 폐과시킨 의료정보과 운영이 그러했다. 사실 이 두 개 과는 우리 미래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는 교과이고 또 유망한 부분이다. 하지만 제주지역에서 이 두 개 과의 졸업생을 고용할 기업이 지금 현재로선 거의 없다. 제주여상이 디지털콘텐츠과를 폐과하고 회계금융과 1학급을 증설하고 경영사무과를 신설한 것은 그래서 옳은 결단이다.

제주여상은 회계금융과와 경영사무과를 사무행정과 고객관리, 총무행정 등 도내 중소 기업체에서 필요한 실무과목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한다. 중문고도 의료정보과를 폐과한 대신 도내 병·의원들이 요구하는 보건간호과와 의료관광과를 육성시키로 한 것도 적절하다. 특성화 고교의 취지는 기능인력 양성, 중견·전문 인력 양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 하자는 데 있다. 또 학벌보다 능력위주의 사회를 만들어 보자는 데 있다. 그렇다면 지역사회와 ‘코드’가 맞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은 변화를 꺼려한다. 위기가 닥쳐야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필요성을 절감할 때 비로소 변화를 받아들인다. 조직이나 개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위기감만으로 궁극적인 변화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제주여상과 중문고에 희망을 거는 것은 이 학교의 운영자들이 지금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만 변한다고 다 될 일이 아니다. 기업이 특성화고 졸업생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채용을 늘려야 한다. 제주도가 적극적인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을 유치·육성하고, 특성화 고교 졸업생을 우선 채용하게끔 ‘고용제도’를 적극 마련해야 한다. 고졸사원에 대한 인식과 차별이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학력 간 ‘유리 천장’이 존재한다. 어렵게 취업한 고졸 사원이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 진학을 고민하는 경우도 많다. 특성화고 학업 중단율이 일반계보다 높은 것 또한 여전한 현실이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력보다 능력을 존중하는 사회적 인식이 정착돼야 할 것이다. 정부도,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도, 기업도, 그리고 도민들도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을 잘 알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번에 변화를 시도하는 특성화 두 고등학교에 우리는 기대를 건다. “변화는 진화입니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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