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문화제가 명품 축제가 되려면
탐라문화제가 명품 축제가 되려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7.0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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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축제의 힘은 크다. 고유문화를 전승하고 공동체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다. 민속놀이를 벌이기도 하고 전설이나 역사적 사실을 재현해보기도 한다. 축제의 생명은 세월을 거쳐 색깔을 만들어온 전통에서 나온다. 그곳에는 충만한 삶의 에너지가 있고 그 에너지는 다시 일상의 바퀴를 돌린다. 여기에는 주민 참여가 필수다. 스스로 즐기지 않는 축제를 외지인들이 와서 즐길 리가 없다. 제주대표 축제인 탐라문화제는 이 같은 본질에서 고민하고 착상(着想)을 가다듬어야 한다.

제56회 탐라문화제 추진위원회가 올해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탐라문화가장축제’ 계획안을 내놓았다. 이 가장축제는 도내 43개 읍·면·동에서 활동하는 민속보존회 회원과 주민들이 참여한다. 이들이 지역문화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가장(假裝) 연행을 준비해서 퍼레이드(행렬)를 벌이고 퍼포먼스(공연)도 하는 프로그램이다.

축제의 킬러 콘텐츠로 보기에는 걸궁과 민속공연 등 그 내용이 진부한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주민 참여를 확대한다는 점에서는 괜찮은 시도다. 행렬과 공연 참가자 이외에 일반 주민들로부터 얼마나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올해 탐라문화제는 ‘탐라인의 삶, 제주문화의 중흥’을 주제로 9월 20일부터 24일까지 제주시 탐라문화광장에서 열린다. ‘첫사랑의 설렘으로 천년을 탐하다’와 ‘모다들엉 촐린잔치 지꺼지게 놀아봅주’를 슬로건으로 확정했다고 한다. 슬로건 그대로 도민 모두가 즐기는 축제가 됐으면 한다. 지금까지 탐라문화제가 공연자와 공연 기획자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앞으로 이 축제의 주인공은 일반 시민들이 돼야 한다. 그러자면 보여주기 축제에서 벗어나 일반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즐기는 체험형 축제로 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우선 올해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가장문화퍼레이드의 공모 폭을 넓히는 한편 이들 일반 참가자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단체 참가자에 대해 참가비를 지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리는 탐라문화제가 제주도 지역 문화제를 넘어 한국의 대표적인 명품 축제로 발돋움 하기를 기대한다. 명품 축제가 되려면 축제에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탐라의 역사적·문화적 흔적을 재현하려고만 하지 말고 관람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스토리텔링화가 시급하다. 탐라의 형성과 관련한 이야기도 좋고, 아시아의 아마조네스 제주 여정(女丁)의 이야기도 좋을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문화예술인만이 아니라 지역사회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그리고 부녀회 단체 등이 먹거리 장터에 내놓는 음식도 종류와 품질을 향상 시켜야 한다. 이 문화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축제에 이야기를 붙이고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새 육성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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