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처럼 버려진 시민의 양심
쓰레기처럼 버려진 시민의 양심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6.2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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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시 탑동광장이 ‘쓰레기 광장’이 됐다. 밤이면 밤마다 곳곳에 각종 음료병과 술병, 플라스틱 물병, 먹고 남은 음식 등으로 광장이 쓰레기로 뒤덮인다. 갈비 뼈다귀에서부터 아구찜, 떡볶이 등 음식 쓰레기는 부패하면서 악취를 풍기고 파리가 꼬이고 있다. 매해 여름철이면 제주도 전체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올해는 무더위가 심한 탓인지 더욱 심하다.

탑동광장만인가. 제주시 신산·용담·사라봉 공원 등 도심에 인접한 공원·유원지들이 거의 상황이 비슷하다. 쓰레기처럼 버려진 시민들의 양심이 실제로 쓰레기가 돼 공원과 유원지들을 쓰레기 천지로 만든 광경은 정말 부끄러운 올 여름의 잔상(殘像)이다. 비단 공원과 유원지뿐만 아니다. 여름밤 시민들이 즐겨 찾는 제주시 해안 도로변도 다르지 않다.

한국인은 유난히 쓰레기를 많이 생산한다. 어디를 가나 입에 먹을 것을 달고 다니는 버릇이 한 가지 큰 원인이다. 그러다 보니 공원의 벤치는 으레 먹고 남은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 되다시피 한다. 분별 없는 쓰레기 다량생산이 환경을 오염시키고 환경비용을 증대시킴으로써 우리 사회의 경쟁력을 좀먹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다 안다. 그러면서도 매해 여름만 오면 이런 쓰레기 난리가 계속되고 있으니 한심할 일이다.

도심 인근 공원과 유원지는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새로운 충전을 위해 꼭 필요한 쉼터다. 그런 만큼 시민 스스로 공원을 아끼고 보호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듯 더위를 식히고 재충전을 위한 휴식이 각종 쓰레기와 악취로 짜증만 더한다면 너나 할 것 없이 불쾌감만 쌓이게 된다.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기 위한 보다 효율적인 휴식을 위해서는 쓰레기와 악취부터 하루 빨리 청산해야 한다.

해답은 간단하다. 내가 만든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가는 한 가지 원칙만 지키면 된다. 환경보호를 위해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플라스틱·캔 등 재활용품은 분리 배출함으로써 소중한 자원까지 절약할 수 있다. 또 시민들에게 단순히 먹고 마시는 휴식이 아니라 자연을 보고 감상하는 휴식 문화를 권장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탑동광장·신산공원·용담레포츠공원 등 야간에 쓰레기를 상습적으로 버리는 곳에 야광으로 된 안내판을 제작해 설치하는 것도 예방의 한 방법이 되지 않겠나 여겨진다. 쓰레기가 주로 야간에 발생하는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강력하고도 집중적인 단속과 처벌이 병행돼야 한다. 쓰레기 무질서에 관한 한 당국의 단속과 처벌이 엄해지고 시민은 겸손해질 때 그 해결책이 보일 것이다. 이제는 ‘나만의 편리함’보다 ‘이웃’과 ‘환경’을 배려하는 휴식을 실천해보자. 아낌없이 주는 환경의 고마움에 보답할 수 있도록 그동안의 휴식문화에 대한 인식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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