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을 예고하는 지하수 水位(수위) 저하
재앙을 예고하는 지하수 水位(수위) 저하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6.28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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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도의 조사 분석에 따르면 제주지역 6월 지하수 수위(水位)가 평년(2007~2016)보다 최대 4.15m나 낮아졌다. 10년 만에 최저 상태다. 앞으로 비가 적게 올 경우 지하수에 바닷물이 침투할 우려가 있다고 한다. 도민들이 먹는 물에 바닷물이 섞이게 된다는 얘긴데 황당하고 경악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지난해 여름에도 비슷한 일이 터졌었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 위치한 한 골프장이 2006년부터 지하수 취수공 2개 관정으로 지하수를 퍼올려 쓰다가 갑자기 물이 안 나왔다. 이 지하수 2개 관정은 골프장은 물론 클럽하우스·콘도 등에 물을 공급했는데 물이 안 나오자 난리가 났다.

골프장 측은 궁여지책으로 급수차를 동원해 물을 실어다가 클럽 하우스와 콘도 등에 공급했으나 물 수요량을 대지 못해 시설이용을 금지했었다. 지하수의 고갈을 예고하는 사건이라고 한동안 떠들썩하다가 잠잠해졌다.

그러다 1년 만에 이런 지하수에 짠물타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재난은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다. 징후가 미리 찾아온다. 큰 재해가 발생하기 전에 작은 징후 사건이 29건이 나타난다는 것이 이른바 ‘하버드 하인리히(Heinrich)의 법칙’이다. 지난 해 골프장의 지하수 취수 불능사건이나 이번에 지하수 수위의 급격한 저하 사건은 재난 전에 나타나는 징후 사건들이다.

제주도 지하수는 마구 써도 계속 나오는 무한재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면서 제주도 지질 특성상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해수 침투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하수를 무조건 펑펑 뽑아쓰다가 이런 재앙이 닥치고 있는 것이다. 물은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다. 게다가 수요에 따라 마음대로 확보할 수 있는 자원도 아니다.

사실 대한민국은 물부족 국가다. 제주도 역시 마찬가지다. 연평균 강수량(1300㎜)은 세계 평균(715㎜)보다 많지만 70%가 여름에 집중되는 게 문제다. 1인당 수자원량(1452㎡)이 물부족 국가 기준인 1700㎡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1인당 일평균 물 사용량은 335ℓ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사용량이 100ℓ인 점을 감안하면 물을 물 쓰듯 쓰고 있다. 일본 도쿄는 200~250ℓ, 뉴욕·런던·상하이는 100~200ℓ이다.

생산 원가보다 밑도는 수돗물 가격 때문인지 물을 펑펑 쓰는 게 습관이 돼있다. 물 사용량을 줄이고 물 절약을 생활화해서 한 방울의 물이라도 아껴써야 한다. 예부터 치국(治國)의 기본은 치수(治水)였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집중호우, 태풍, 가뭄이 번갈아 나타나는 요즘 치수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방만한 물 관리로 미래의 ‘물 기근’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지하수 보전 등 다각적인 물 관리대책을 세워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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