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 하르방’ 고병주
‘로라 하르방’ 고병주
  • 고현영 기자
  • 승인 2017.06.2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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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인쇄업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감초’

[제주일보=고현영 기자] ‘로라 하르방’은 ‘롤러(roller) 할아버지’의 일본식 영어 발음과 제주방언이 합쳐진 말이다.

도장을 찍을 때 인주를 묻히듯 활자에 먹칠을 해주고 돌려야 글자가 찍혀 나왔다. 이렇게 먹(잉크)을 묻혀 주는 일이 바로 롤러가 하는 역할이다. 이런 롤러가 헐면 새로 만들어다 주는 사람이 도내에 딱 한 사람 있었다. 그가 바로 ‘로라 하르방’ 고병주씨다.

제주북초등학교 뒤편에 살던 그가 아버지를 찾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우여곡절 끝에 배우게 된 기술(?)이 바로 롤러 제작이다.

20여 년 일본 생활을 청산하고 1945년 귀국한 고씨는 제주인쇄공업사에서 용지 묶는 일을 도왔다. 그러던 중 당시 일본산(産) 롤러를 사용하던 인쇄소 사장이 일본에서 기술을 익힌 고씨의 경력을 인정하고 일감을 준 것이 인연이 돼 줄곧 롤러 인생을 살아왔다.

‘로라 하르방’ 고병주씨는 제주 인쇄업을 얘기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감초이자 장인이다. 지금은 작고했다.

고현영 기자  hy0622@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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