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건설업체들의 24년 報恩(보은)
주택건설업체들의 24년 報恩(보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6.2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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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우리는 뭐든지 쉽게 잊어버린다. 사람은 망각이란 게 있기에 슬픔과 고통의 기억을 잊을 수 있다. 그러나 남에게 베푼 것은 잊는 게 좋지만 도움받은 사실을 잊는다면 사람으로서 도리가 아니다.

6.25 참전 용사를 비롯한 국가유공자들이 그들이다. 우리가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너무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일이다. 나라를 위해 싸우다 전상(戰傷)을 입은 국가유공자들은 어떤 애국보다 더 고귀한 제1의 애국자들이다. 자신의 몸보다 더 소중한 아들을 전쟁터에 보내며 어머니, 아버지들은 얼마나 절규했을까. 그들을 잊는다는 건 은혜를 저버리는 거나 다름없다.

제주지역 주택건설업체들이 24년째 벌이고 있는 국가유공자들을 위한 ‘사랑의 집 고쳐주기 사업’은 요즘같이 은혜를 모르는 시대에 한가닥 밝은 빛이다.

올해는 솔로몬주택(대표이사 조학봉), 한빛종합건설(대표이사 김희준), 서진종합건설(대표이사 김양옥), 영도종합건설(대표이사 고영두), 해원주택건설(대표이사 강성훈), 하늘그린(대표이사 고성기)이 참여해 전상군경 등 형편이 어려운 국가유공자 6가구의 집을 고쳐줬다. 지붕 덧씌움과 옥상 누수방지, 실내보수, 창문 설비교체 등 가구당 1000만원 정도 비용이 들었다고 한다. 비용은 이 회사들이 자부담을 했다.

차제에 우리는 어린 나이에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킨 참전 용사들을 우리사회가 적극적으로 보살필 것을 촉구한다. 이들은 이제 대부분 80대 후반의 노인이 됐지만 전쟁의 후유증과 노환으로 해마다 많은 분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 살아계신 분들의 상당수가 최저 생계비도 안되는 수익으로 생활고를 겪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이들에게 주는 혜택은 월 20여 만원의 수당과 병원비 60% 할인이 전부다. 정부가 내년부터 인상하기로 한 이등병 월급 30만6000원보다도 적다.

민주화운동 유공자나 천안함, 연평해전 용사들과는 비교할 수도 없다. 목숨을 걸고 전쟁터에 나간 분들에 대한 예우가 이쯤 된다면 창피할 정도다. 정부가 해마다 수십조의 복지예산을 쏟아 붓지만 나라를 지킨 이들에게는 고작 쥐꼬리 수당 뿐이다. 정부나 국민 모두 낯부끄러운 일을 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6.25전쟁 67주년 기념사에서 제주를 ‘호국영웅 명예도’로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말이 기념사만이 아니라 실제로 실천돼야 할 것이다. 생존해있는 호국영웅들은 얼마나 되는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부터 파악하는 일이 그 우선이다.

제주지역 주택건설업체의 ‘사랑의 집 고쳐주기 사업’같은 보은(報恩)을 선양함으로써 더욱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해를 거듭할 수록 ‘호국보훈의 달’이 우리 주변에서 잊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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