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안전성 알려야 한다
닭고기 안전성 알려야 한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6.2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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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로 제주도내 닭고기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는 보도다. 관련 업계가 할인 마케팅을 통한 소비촉진에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판매량은 지난해 이맘때보다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면 생산 농가는 물론 치킨 판매점까지 견디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예년 같았으면 성시를 이루었을 닭·오리 전문 음식점들은 손님들이 뚝 끊겨 적막감마저 감돌고 있다. 문만 열었지 사실상 휴업상태인 식당도 여러 곳이다. 일부 판매점들은 문을 닫아 닭고기의 소비 기반이 붕괴될 우려도 적지 않다.

제주도는 다른 지방에서 조류 독감에 감염된 생닭이 유입되는 바람에 조류독감이 창궐했지만 초기에 적절한 대응으로 인명피해를 보지 않는 등 무난히 방역을 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닭·오리 소비가 다른 지방보다 훨씬 줄고 있다는 데 있다. 이렇게 된 데는 정부와 제주도가 방역에만 치중하다 소비 문제를 등한히 한 탓이 크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닭이나 오리를 익혀 먹을 경우 최종 소비자가 조류독감에 걸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정부와 제주도가 이 같은 사실을 제대로 널리 알리지 못했기 때문에 닭·오리 소비와 관련해 시민들이 “불안하다”는 응답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이다.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의심되는 먹거리에 대한 불안심리가 유난히 빨리 확산되는 우리 현실을 감안해 닭·오리 소비의 안전성을 초기부터 적극 알렸어야 했다. 위생에 관한 한 정평이 있는 주한미군이 국내산 닭고기 구매를 늘리고 있고 일본에서는 조류독감에도 불구하고 닭고기 소비가 여전한 점 등을 보면 정부의 홍보 미흡으로 인해 업계의 피해가 커졌다고 말할 수 있다. 이번 기회에 먹거리에 대한 비합리적·비과학적 불안심리를 잠재울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AI 바이러스는 섭씨 75도에서 5분만 가열하면 모두 사멸한다. 우리의 전통적 조리법으로는 인체에 아무 영향도 없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상태다. 이제 제주지역의 AI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소비자들은 막연한 불안감에서 벗어나 양계 농가와 닭·오리 유통업계의 아픔을 덜어주는 데 힘을 보탤 필요가 있다. 정부도 보여주기식 홍보에서 벗어나 AI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안전성 홍보에 힘써야 한다.

이와 함께 소비감소와 가격인하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판매는 그대로인 불합리한 유통구조도 차제에 개선돼야 한다. 식품·먹거리가 나무의 열매라면 1차 생산농은 뿌리다. 날로 늘어가는 사료값 부담과 AI사태로 시들어가는 양계 축산의 뿌리를 살리기 위해 정부와 제주도, 유통업계, 소비자들이 함께 나서야 한다. 양계농가를 돕는 일은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모두 닭고기 소비촉진운동을 벌이자.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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