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를 바로세우는 학생들
우리 역사를 바로세우는 학생들
  • 현대성 기자
  • 승인 2017.06.25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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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현대성 기자] 며칠 전, 학교에 작은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겠다고 나선 여고생들을 취재했다. 제주신성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었다. 

이들은  떨떠름해 하는 일부의 반응에 제안서를 만들어 설득했다. 모금함도, 피켓도 스스로 만들었다. 학교의 협조를 얻어 전체 조회 시간에 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고 있고, 도와야 하는지 설명했다.

그들의 열정에 보름 남짓한 시간에 60만원이 훨씬 넘는 금액이 모였다. 그 중에는 5만원권을 선뜻 모금함에 넣는 학생도 있었고, 주머니에 고이 모셔뒀던 소중한 비상금을 쾌척하는 학생도 있었다.

며칠 후면 이 학교 ‘천국의 계단’ 위 정원에는 가로 30cm, 세로 30cm, 높이 40cm의 자그마한 평화의 소녀상이 놓일 것이다. 

이 ‘작은 평화의 소녀상’ 건립은 이화여자고등학교 역사동아리 ‘주먹도끼’ 학생들의 아이디어로 처음 시작됐다. 이 학생들은 전국 100개 학교에 100개의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자는 기획을 했고, 그 결과 1년여 만에 전국 60여 개 학교에 작은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다. 

하지만 어려움도 있었다. 기획에 동참하는 학교를 찾기 위해 900여 개의 고등학교에 메일을 보냈지만 답장이 돌아오는 곳은 10곳 가운데 1곳 꼴이었고, 답장이 온 학교들도 일부 구성원들의 반대로 인해 번번이 무산됐다.

지금은 목표로 한 100곳의 건립이 모두 예정된 상황이지만, 당시 학생들이 느꼈을 답답함에 기자는 우리나라 국민으로써 부끄러움을 느꼈다.

지난 날을 돌이켜 보면 3·1운동, 6월 민주항쟁, 가깝게는 지난 박근혜 정권 퇴진 촛불집회까지. 세상을 바꾸는 일의 중심에는 항상 당찬 학생들이 있었다. 

이런 우리 학생들이 있기에 우리의 역사는 바로 세워지고 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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