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뚜렷한 신념 있어야죠"
"자기만의 뚜렷한 신념 있어야죠"
  • 현대성 기자
  • 승인 2017.06.2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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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김선봉 칠보유약 기능전승자
지난 23일 김선봉씨가 서귀포시 신효동 소재 작업실에서 구리를 달궈 모양을 내고 있는 모습.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제주일보=현대성 기자] 고등학교 졸업 후 가업이던 칠보유약(금·은·구리·점토 등의 프레임에 유약으로 디자인한 뒤 가마에 굽는 공예기법)을 이어받아 47년째 칠보유약 외길을 걷고 있는 김선봉씨(69)는 제주 사회가 공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확실한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한양공업고등학교 공예과 실기교사로 재직하던 시절 얼굴 한 번 비추지 않던 축구부원을 제적했더니 이후 공예과 자체가 없어져 버렸다”며 “그 이후부터 정의로운 일이 아니면 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일생을 살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양공고 실기교사를 그만두고 2년 후 도내 한 언론사의 문화센터 창립 멤버로 참가했지만 이 문화센터가 수익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자 정의와 맞지 않다며 미련 없이 그 곳을 나왔다.

그 후 공업사를 창립해 칠보유약 사업을 이어가던 그는 1997년 서귀포시 신효동에 둥지를 트고 본인만의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특히 그는 동(銅) 칠보 등 금속 프레임의 산화 피막을 제거하지 않고 이를 이용하는 독특한 기법을 개발, 전 세계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1982년 프랑스 리모주 국제칠보전과 1986년 제16회 서울시 공예품경진대회에서 이 기법을 적용한 칠보 공예품으로 입상하는가 하면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일본 도쿄의 ‘긴자 아오키메탈 초청전’에서 이 기법이 소개된 이후 일본 공예인 사이에서 ‘동박기법’이란 이름으로 김씨의 기법이 널리 모방되고 있기도 하다. 

정부도 김씨의 기술을 인정해 2005년 김씨를 칠보유약제조 기능전승자로 선정했고, 김씨는 이듬해 대한신문화예술교류회에 의해 ‘대한명인’으로 추대됐다.

김씨는 “우리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 공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신념도 중요하지만 특히 지도자들이 확실한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정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누가 무엇을 하든 서로 이끌어주고, 밀어주고 해야 하는데 서로 끌어내리려고만 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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