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관광·고객 만족 콘텐츠 결합, 제주관광 새 가능성 제시"
"생태관광·고객 만족 콘텐츠 결합, 제주관광 새 가능성 제시"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6.21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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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① 지난 주말 청수 곶자왈 반딧불이 트래킹에 현장 접수를 하기 위해 줄을 선 여행객들. ② 지난 10일 청수마을에서 진행된 에코파티. 마을 이장의 마을 소개를 시작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다음 에코파티는 이번 주말인 24일 무릉2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③ 지난 16일 무릉2리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무릉외갓집에서 상품포장체험을 하고 있다.

[제주일보] 비다. 아니 비님이시다. 초기 가뭄 상태를 보이던 농촌에 내린 비는 단순한 비가 아니라 새로운 에너지이고 활력소이다. 비록 충분치 않지만 많은 농민들은 파종한 작물의 정상적인 생육을 기대하며 대지를 적셔준 하늘에 고마워한다.

요즘 제주다운 생태와 환경이 도시소비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제주관광공사(사장 최갑열)와 제주 생태관광협회(대표 고제량)가 공동으로 마련한 ‘에코파티’가 그것이다.

지난해 4회에 걸친 시연으로 가능성을 확인하고 올해에는 생태우수마을로 선정된 조천읍 선흘1리, 남원읍 한남리, 남원읍 하례1리, 한경면 청수리, 대정읍 무릉2리, 서귀포시 예례동 등 6차례에 걸쳐서 생태관광 프로그램에 대해 모객된 소비자에게 검증을 받고 있다.

필자가 수차례에 걸쳐 피력했던 것처럼 가장 제주다움을 가지고 있는 환경에 생태관광의 기본적인 요소와 대중문화요소를 결합한 프로그램과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를 활용한 로컬푸드 식단이 소비자들에게 가장 큰 감동과 만족을 준다는 것은 이제는 너무나 식상한 상식일 뿐이다.

무엇이 제주관광 산업을 이끌고, 어떻게 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제주도의 가치를 더욱 크게 각인시키며, 왜? 제주도가 농촌관광과 생태관광에 더 많은 투자를 아낌없이 해야 되는지에 대한 분명한 결론을 보여주는 것이다.

수많은 전문가나 행정이 관광상품의 질적 향상을 해야 한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지만 사실은 우리는 이미 너무나 가치있는 상품을 갖고 있음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단시간에 보여줄 수 없다는 단순한 논리로 우리가 가야할 관광 산업의 방향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모르는 척 일부러 피하는 것은 아닌가 반성해 봐야 한다.

더불어서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에서 지난 1일부터 한 달간 진행되는 ‘청수 곶자왈 반딧불이 축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는 30일까지 ‘반딧불이 트레킹을 하겠다’는 사전 예약은 이미 이달 초에 마감이 됐다. 다행히 지난주까지는 선착순 100명, 이번 주부터는 200명에 한해서 현장 접수가 진행이 되고 있다.

거의 매일 필자의 사무실(한경면 청수리 곶자왈 반딧불이 축제 현장에 위치)에는 오후부터 현장 접수를 하기 위한 소비자들이 끊임없이 방문한다.

마을의 청년회와 부녀회 회원들이 매일매일 팀을 꾸려서 해설과 안내를 즐거운 표정으로 하는 모습이 한없이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

오후 7시부터 현장 접수가 시작이 되는데 오후 4시부터 와서 기다린다. 지난 14일에는 오후 6시가 되기 이전에 이미 당일 현장 접수를 위한 여행객들이 100명 이상 모였다. 재미있는 것은 그들이 모두 동의 하에 줄서는 순서를 미리 정해서 넘버를 나눠 주고 있었다. 마을의 어느 누구의 간섭이 없이도 그들 스스로 자치를 행하고 있었다.

필자가 그들과 인터뷰를 진행해 보니 100% 모두가 여행객이었다. 67세 된 용인에서 오신 여성분은 “평생 동안 반딧불이 실물을 단 한 번도 본적이 없다”며 “한 마리만 실물을 볼 수 있어도 감동적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새삼 놀라웠다. 너무나 흔하게 봐왔던 사소함이 그들에게는 감동을 줄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이 우리 농촌마을에 시사 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청수 곶자왈 반딧불이 축제를 위해서 이제는 제주도가 나서야 한다. 마을에서 진행되는 순수함과 소비자의 니즈(needs)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시킬 수 있다면 제주지역의 대표적 야간 관광상품으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마을의 농외소득 증대라는 가시적인 성과 이외에도 농촌마을에서의 자신감과 자부심을 고취시켜 마을 만들기 사업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을 리더들과 도내·외 전문가 그리고 소비자 단체가 참여하는 축제위원회를 구성해 진행된다면 지속가능하고 만족도가 높은 제주관광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여행객들은 이야기한다. 제주는 너무나 축복된 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야간에는 유흥과 인공으로 만들어진 상품 이외에는 없다고…. 그 흔한 야시장 하나 없다고…. 야간 상품 구성이 가능한 마을에 야시장이 있고 마을문화·음악 동아리가 공연하고 다양한 체험이 전개된다면 더욱 만족할 수 있는 제주관광이 되지 않을까?

지난 16일 제주농촌마을에 큰 손님이 찾아왔다. AIIB 총회에 참석 차 제주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2리(이장 이승훈)를 깜짝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마을기업인 무릉외갓집(대표 김윤우)에서 체험을 하며 마을기업의 가능성에 대한 지론을 펼쳤다. 평소 보여줬던 소탈한 모습으로 마을에서 준비한 오찬을 나누고 셀카를 찍는 등 마을 주민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농촌에 대한 핵심 키워드가 보이지 않아 내심 섭섭했었지만 이번 방문으로 대한민국의 많은 농촌마을에 마을사업 방향에 대한 새 로드맵이 형성될 것으로 보여진다.

대부분의 대통령은 임기 동안 농촌마을을 방문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만큼 우리 농촌은 국정을 운영하는데 변방으로 밀려있다는 반증이리라.

이제는 국정농단의 핵심이 돼버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전남 나주의 화탑마을을 방문했었다. 6차 산업의 전형이라고, 모든 마을의 표상이라는 한 마디는 인지도가 크게 높지 않았던 마을을 일약 스타마을로 만드는 계기가 됐다. 더불어 중앙정부의 농촌정책의 핵심 키워드는 6차 산업이 됐다.

스타는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끊임없는 훈련과 자기성철, 겸손과 배려, 준비와 개발 등이 전제돼야 스타로서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스타마을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무릉2리도 이번 문 대통령 방문을 기회로 여기고 철저한 준비와 훈련을 해서 그동안 기업과 마을이 지향해 왔던 마을기업을 통해 소득증대와 주민들이 행복한 마을이 되기를, 그리고 더 나아가서 대한민국 대표 농촌마을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2009년 당시 무릉2리 이장이었던 고완유 이장이 ㈜벤타코리아와 자매결연을 맺고 나서 필자와 소주 한 잔을 기울이면서 했던 얘기가 귓전에 맴돈다.

“우리 마을 청년들이 농촌마을에 정착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매년 농업을 통한 순소득이 1억원 이상 되는 마을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꿈이다.”

이제 그의 희망이 꿈으로 머무르지 않고 실현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음을 우리 모두는 믿고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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