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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첫 제주 방문, 아쉬움이 큰 이유
김태형 기자 | 승인 2017.06.21

[제주일보=김태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취임 후 처음으로 제주를 찾았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둘도 없는 벗이자 정치적 동지로서 참여정부 시절부터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4·3 해결 등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준 문 대통령이기에 제주 방문에 대한 기대감은 남달랐다.

문 대통령의 첫 제주 방문은 새 정부의 첫 국제행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한 공식 일정으로 성사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제주를 찾아 AIIB 연차총회 개막식 참석에 앞서 비공개 일정으로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소재 마을기업을 방문, 도내 관광업계 대표 등과 지역 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의 예상치 못한 마을기업 방문은 소탈한 성품과 오버랩되면서 한편으로는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지역의 제철 농산물을 판매하면서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소득을 높여가는 마을기업의 선순환 시스템은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핵심 정책과 맥락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마을기업을 현장체험한 후 “지역주민 주도로 이뤄지는 마을기업의 경제 모델이 인상깊었다”고 칭찬하면서 “이 같은 모델의 확산 노력이 필요하다”며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을 지지한 제주도민의 입장에서는 첫 방문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문 대통령 역시 AIIB 연차총회 개막식 축사에서 “제주는 세계가 인정한 환경 보물섬”이라며 제주의 가치와 성장 잠재력을 세계에 알리며 화답했다.

하지만 이날 대통령 방문 일정을 지켜본 기자로서의 시각에서는 한편으로 아쉬움을 떨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취임 후 첫 방문이라는 상징성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인 굵직굵직한 제주 현안들이 많은 상황 등을 감안할 때 ‘현안과 직접 관련된 지역을 방문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

우선적으로 제주에서는 남다른 상징성을 지닌 4·3평화공원은 대선후보 당시인 지난 4월 문 대통령이 방문했기 때문에 이번 일정에서는 제외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를 선택했더라면 어땠을까? 제주해군기지는 참여정부에서부터 시작된 후 10년 이상 강정마을 반대 주민들을 설득시키지 못해 대표적인 국책사업 갈등으로 점철되고 지역 공동체까지 훼손된 ‘뼈아픈 상처’로 남아있다. 무엇보다 해군의 구상권 청구 문제로 끝을 장담할 수 없는 갈등의 골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물론 국가 안보·외교 등을 고려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해군기지 방문을 부적절하게 보는 시각도 나올 수 있는 민감한 사안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대선 당시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제주에 진 빚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던 문 대통령이기에 조기 갈등 해결을 바라는 도민들의 기대감도 남다른 게 엄연한 현실이다.

만일 문 대통령이 해군기지를 찾아 참여정부 시절 대양해군을 위해 추진된 해군기지 건설 취지를 되짚으면서 국가 안보를 위한 해군의 충실한 역할 수행을 주문하고, 강정마을 주민들의 아픔을 위로해주며 구상권 청구 문제 해결 의지를 밝히는 ‘통합의 리더십’을 동시에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무엇보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해군과 주민 간 상생할 수 있는 신뢰 회복의 물꼬트기를 해줄 때 해군기지 갈등 해결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이번 첫 제주 방문 일정에 대한 아쉬움은 아리게 다가온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및 완공 이후까지 지난 10년간 강정을 찾은 대통령은 없었다. 참으로 서글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국가 안보와 해양 보호가 막중한데도, 국책사업 갈등으로 국민 구성원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데도, 진정성 있게 이를 해결하려는 책임감을 보여준 지도자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 그래서 강정의 목 메인 울음은 깊어지고, 해군기지도 숨죽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제 대통령이 그 눈물을 닦아주고 침묵에서 벗어나게 해줘야 한다.

김태형 기자  sumbad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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