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의지, 용두사미가 되지 않길
쇄신 의지, 용두사미가 되지 않길
  • 박미예 기자
  • 승인 2017.06.20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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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박미예 기자] 쇄신. 근래 들어 많이 언급되는 단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탄핵정국으로 흐트러졌던 체계를 다잡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의지가 속속 천명되고 있다.

국정원은 지난 19일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를 발족하고 적폐청산과 조직쇄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강경화 신임 외교부 장관도 이날 열린 취임식에서 “시대가 요구하는 외교를 펴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그동안의 업무 방식과 사고의 틀을 벗어나 쇄신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종환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또한 블랙리스트 관련 진상조사와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쇄신의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쇄신은 항상 일의 시작 단계에서 언급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관행은 탄성력을 가지고 있어 변화 후에도 유지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거대한 조직 체계는 쇄신이 더욱 힘든 만큼 실질적 변화를 위한 장기적 전략이 필요하다.

쇄신의 이유를 어디에 두는가, 구성원들의 의지가 얼마나 있는가도 변화를 위한 중요한 요소다.

지난 19일 개최된 자유한국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제주 합동 토론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날 자유한국당 당대표·청년최고위원·최고위원 후보들은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당 쇄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홍준표 당대표 후보는 “당을 뿌리부터 쇄신해야 한다”며 “고위관리 명망가들을 불러서 마치 국회활동을 부업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당에는 참 많다. 새로운 이념집단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이 당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짚으며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할 때 당직자석 쪽에서 짜증 섞인 한 마디가 들려왔다.

“건방지게.”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전향적 변화에 동참할 자세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

박미예 기자  my@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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